시끌별 녀석들 완전판 17
다카하시 루미코 지음, 이승원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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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10.26.

만화책시렁 561


《시끌별 녀석들 17》

 타카하시 루미코

 이승원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2.8.30.



  사내는 왜 이렇게 어리석을까 하고 돌아보면, 실마리를 어렵잖이 찾을 만합니다. 어릴 적부터 어머니 곁에서 함께 집안일을 하고, 할머니 곁에서 집살림을 익히는 사내는 어질고 참합니다. 어릴 적부터 집안일에서 동떨어질 뿐 아니라, 누구한테서도 집살림을 배우지 않을 적에는 그야말로 멍청하고 힘만 앞세우고 얼뜬 웃사내질을 일삼아요. 《시끌별 녀석들 17》을 곰곰이 읽다가 생각합니다. 바보스럽고 멍청하고 얼뜬 사내가 좋다면서 푸른별에 눌러붙는 이웃별 아가씨가 있어요. 이웃별 아가씨는 이 푸른별을 ‘시끌별’로 여깁니다. 바보스럽고 멍청하고 어리석고 들뜬 짓이 흘러넘치거든요. 그런데 시끌시끌하기에 이야기도 많다고 여깁니다. 바보스럽기에 사랑스럽고, 멍청하기에 다독여서 이끌고 싶으면서, 들뜬 하루하루란 새롭게 맞이하는 즐거운 놀이로 삼는다지요. 1978∼87년 사이에 모두 서른넉걸음으로 나온 긴 그림꽃입니다. 손전화도 누리판(인터넷)도 없던 무렵, 웬만하면 다들 걸어다니던 즈음에 복닥복닥 얼크러지면서 왁자지껄 샘솟는 이야기란 앞으로 누구도 다시 그리기 어려울 만한 그림이자 살림노래이지 싶습니다. 손수 여미고 짓고 가꾸기에 스스로 하루를 빚습니다. 스스로 눈을 뜨기에 저마다 다르게 빛나고 반짝여요.


ㅅㄴㄹ


“가난의 방? 이 저택에 그런 게 있습니까?” “음,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 만든 특별한 방이지.” “그런가요.” “재미있을 것 같지 않느냐?” “흥미없습니다.” (68쪽)


“자아, 누구부터 토스트가 되고 싶엇짜?” “우리가 잘못했어. 미래는 너희가 직접 만들어가는 거야. 그럼 가볼게.” (155쪽)


‘뭐, 뭐야. 결혼하는 미래도 제대로 존재하네. 그래, 행복한 듯이 울고 있네.’ (174쪽)


+


#うる星やつら #


《시끌별 녀석들 17》(타카하시 루미코/이승원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2)


유부녀를 꼬시지 말라고

→ 아줌마를 꼬시지 말라고

→ 핫어미를 꼬시지 말라고

23


마지막 관문을 통과할 수 있을까요

→ 마지막 길을 지날 수 있을까요

→ 마지막을 지나갈 수 있을까요

81


기억상실을 고치는 기계?

→ 까먹음을 고치는 틀?

→ 캄캄할 때 고치는 틀?

→ 잊을 때 고치는 틀?

95쪽


하렘의 주인공이 되는 미래가 없어서 그런 거닷짜?

→ 가시내밭에서 꽃님인 앞날이 없어서 그랬닷짜?

→ 순이밭에서 노닥거리는 앞길이 없어서 그랬닷짜?

149


사방팔방을 다 뒤져 봤습니다만

→ 구석구석을 다 뒤져 봤습니다만

→ 곳곳을 다 뒤져 봤습니다만

184


전서구를 반품합니다

→ 비둘기를 물립니다

→ 나래새를 돌려줍니다

210


그 어떤 비열한 수단이든 이용하는, 후안무치한 너답지 않은걸

→ 그 어떤 더러운 짓도 일삼는, 망나니인 너답지 않은걸

→ 그 어떤 추레한 짓도 하는, 더러운 너답지 않은걸

219쪽


이런 비밀통로가

→ 이런 숨은길이

→ 이런 뒷길이

→ 이런 몰래길이

237


금고에라도 넣어두는 게 어때요

→ 돈칸에라도 넣어두면 어때요

→ 돈집에라도 넣어두면 어때요

253


작년 여름에 여기서 변사체로 발견됐거든

→ 지난여름에 여기서 주검으로 떠올랐거든

→ 지난여름에 여기서 송장으로 나왔거든

265


연대책임이닷짜

→ 모두잘못이닷짜

→ 나란잘못이닷짜

316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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