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새벽에 2023.10.16.달.



너는 새벽에 일어날 수 있고, 쿨쿨 꿈나라를 누빌 수 있어. 너는 아침에 해를 맞이할 수 있고, 아침도 모르는 채 꿈밭을 헤매면서 몸에 기운을 채우며 쉴 수 있어. 너는 조그마한 그릇에 흙을 조금 담아서, 높다란 잿집(아파트)에 조금이나마 풀빛을 퍼뜨릴 수 있어. 너는 넓든 좁든 마당을 누리면서 나무를 돌볼 수 있어. 새벽에 꿈길로 가는 별을 날마다 보니? 별은 낮에도 밤에도 늘 깨어서 움직인다고 여길 수 있을 테지만, 별은 스스로 돌고 스스로 쉬고 스스로 깨고 스스로 꿈꾸면서 빙그르르 춤을 짓는다고 여길 수 있어. ‘별을 보는 눈’은 네가 네 ‘삶을 보는 눈’ 그대로야. 네가 ‘스스로 가둔 굴레’에서 ‘스스로 가둔 눈’으로 부스러기(지식·정보)를 캐는 몸짓이라면, 넌 네가 ‘좁은 눈’인지 아닌지조차 몰라. 네가 ‘스스로 틔운 들숲바다’를 ‘스스로 틔운 눈’으로 품는 몸짓이라면, 넌 네가 ‘틔운 눈’인지 알기에, ‘틔우는 눈이란 모든 새로운 빛을 늘 새롭게 받아들여서 노래하는 춤’인지 깨닫지. 틔우기에 하루 내내 배워. 왜 배울까? 배우면서 새롭거든. 배워서 새롭기에 늘 살아나거든. ‘알기에 새로 배운’단다. ‘모르기에 안 배운’단다. 재미있지 않아? ‘모르는 이’는 모르기에 안 배우면서 목숨을 스스로 갉는 줄 모르고, 모르기에 늘 쳇바퀴에 가두면서 눈코귀입을 다 닫고 막아. ‘아는 이’는 알기에 새로 배우면서 스스로 빛날 줄 알고, 알기에 늘 새로 틔우면서 ‘이미 아는 것을 녹여’내고, 이 ‘앎(알맹이)’이 든든히 여물도록 해와 바람을 새롭게 불어넣는단다. 새벽에 눈을 떠 봐. 별이 어떻게 쉬러 가는지, 해가 어떻게 깨어나는지, 밤이 어떻게 떠나는지, 낮이 어떻게 오는지 지켜봐.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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