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10.21.
《야생 거위와 보낸 일 년》
콘라트 로렌츠 글/유영미 옮김, 한문화, 2004.1.6.
퉁퉁 부은 왼무릎을 쉰다. 어제 지나치게 걸었구나. 쉬자. 숨을 쉬고 몸을 쉬자. 푸른바람을 마시면서 마음을 쉬자. 판 끊긴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를 받는다. 펴냄터에서 남은 책을 보내었다. 진작부터 이 책을 안 파는 줄 알았지만 잠자코 기다렸다. 글삯(인세)을 열 해 즈음 안 주다가 며칠 앞서 갑자기 보내더라. 이오덕 어른 책을 내놓을 수 있도록 다리를 놓고 애썼지만 덧없는 일이다. 이곳은 ‘숲노래가 찍은 사진’을 열 몇 해째 그냥 쓰면서 ‘저작권’을 제대로 안 밝힐 뿐더러, 사진삯을 1원조차 안 치렀고,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 안 알렸다. 돈이 대수롭겠는가? 마음이 가난하면 책길이 이지러질밖에 없다. 바람이 곧잘 힘차게 불며 구름이 흩날린다. 빗방울이 떨어지는가 싶더니 하늘이 말끔하다. 오늘도 별잔치로구나. 2004년부터 “할밖에 없다”란 말씨를 쓴다. ‘-밖에’를 붙이는데, 이오덕 어른 말씨이다. 《야생 거위와 보낸 일 년》을 되읽었다. 스무 해 앞서 처음 읽을 적에는 꽤 재미있지 싶었는데, 오늘 되읽자니 여러모로 서툴고 아쉽고 엉성하다. 무엇보다 ‘들거위’를 ‘거위 눈길’이 아닌 ‘사람 자리’에서 내려다보는 결이 짙다. ‘로렌츠 심부름꾼(조수)’이 헤엄옷을 입은 모습이 자꾸 나오는 대목도 껄끄럽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