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10.12.
《알렉산더와 장난감 쥐》
레오 리오니 글·그림/김난령 옮김, 시공주니어, 2019.6.10.
나래터(우체국)를 다녀온다. 지난 한가위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간 뒤 거의 보름 만이다. 사이에 쉼날이 잦았고, 일산·여수·부산을 바람처럼 오가면서 틈을 내기도 빠듯했다. 들길을 달리다가 길죽음을 본다. 사납새(맹금류)이다. ‘황조롱이’일까? 이모저모 찾아보니 ‘붉은꼬리황조롱이’ 같다. 그동안 쇳덩이(자동차)한테 숱하게 밟히면서 비를 맞고 또 밟힌 듯싶다. 납작주검을 들어서 풀숲으로 옮기려는데 매우 가볍다. 쇳덩이는 늘고, 시골사람은 줄고, 새하고 들숲바다는 망가지는 나날이다. 《알렉산더와 장난감 쥐》를 새삼스레 되읽었다. “시골쥐와 서울쥐”를 레오 리오니 님 나름대로 새롭게 풀어내어 여민 아름그림책이라고 느낀다. 우리는 어떤 하루일까? 무늬만 사람옷을 입은 채 종살이를 하지는 않는가? 허수아비나 꼭둑각시가 되어 서울살이 쳇바퀴에 스스로 갇힌 하루는 아닌가? 달종이 날짜는 늘 바뀌지만, 하루하루 해바람비가 늘 다른 줄 하나도 모르는 굴레이지 않나? 이따금 마당에서 만나는 붉은머리오목눈이를 떠올려 본다. 우리는 붉은꼬리황조롱이하고도 함께 살아갈 수 있을 적에 비로소 사람빛을 환하게 나누고 펴리라 본다. 사람은 사람이어야지. 장난감도 노리개도 탈도 아닌 오롯이 사람꽃이어야지.
#LeoLionni #AlexanderandtheWindUpMouse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