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7.15.


《위대한 늑대들》

 어니스트 톰슨 시튼 글·그림/장석봉 옮김, 지호, 2004.2.27.



낮에 물이 안 나온다. 무자위(펌프) 이음쇠가 닳았다. 두바퀴를 달려 면소재지 가게에 다녀온다. 이음쇠 하나는 6000원. 예전에 다른 가게에서는 낡은 이음쇠를 1만 원 받더라. 시골이라서 무턱대고 바가지를 씌우는 이가 있고, 시골이기에 제값만 알맞게 맞는 분이 있다. 해질녘부터 다시 비가 오면서 더위를 식힌다. 7월은 온나라가 비날을 잇는다. 빗물로 이아치면서 죽거나 다치는 일이 벌어진다. ‘들숲바다’가 푸르고 넉넉하면 이아치지 않지만, 멧골을 밀어 햇볕판으로 덮거나 빠른길(고속도로)을 자꾸 내니, 비가 조금만 와도 멧흙이 쓸리고 빗물이 넘친다. 물골만 낸대서 빗물이 빠지지 않는다. 빗물을 품을 숲이 없으면 다 망가진다. 바닷물이 빗물로 바뀌어 들숲을 적실 적에, 들숲에 샘과 내가 새롭게 흘러서 바다로 나아가며 서로 푸르게 살아난다. 《위대한 늑대들》을 곰곰이 되읽는다. 아름답고 훌륭한 늑대를 그리는 이 꾸러미를 눈여겨보면서 마음으로 품는 이웃은 얼마나 있을까? 이 땅에서는 범에 여우에 늑대가 사라졌다. 들숲이 망가진 곳에서는 범도 여우도 늑대도 살아갈 길이 없다. 곰을 억지로 살려내기는 하지만, 구경터(관광지)하고 골프터하고 빠른길을 갈아엎지 않고서야 숲짐승도 죽고 사람도 나란히 죽을 수밖에 없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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