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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쿠의 따님 11
스튜디오 히로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10.6.
책으로 삶읽기 839
《오타쿠의 따님 11》
스타히로 글·그림
김시내 옮김
학산문화사
2014.10.25.
《오타쿠의 따님 11》(스타히로/김시내 옮김, 학산문화사, 2014)를 읽었다. 모두 열한걸음으로 매듭짓는 줄거리이다. 2008년에 딸아이를 낳으면서 이 그림꽃에 눈이 갔고, 몇 걸음 읽다가 도무지 읽기에 벅차서 내려놓았다가 끝걸음을 어떻게 맺는지 지켜보았다. 제법 길게 담아낸 줄거리에서 여러모로 엿볼 수 있듯 ‘아이하고 살아가는 나날’은 모든 하루가 애틋하게 새기는 이야기이게 마련이다. 젖을 물면서 똥오줌기저귀를 잔뜩 내놓는 갓난쟁이일 무렵에도, 걷지 못 하기에 내내 업거나 안으면서 토닥일 때에도, 아장걸음을 처음 뗄 즈음에도, 말길을 트면서 재잘재잘 끝없이 수다꽃을 피울 적에도, 아이는 언제나 어버이를 이끌고 가르치고 밝힌다. 그런데 우리나라를 보면 ‘독박육아’란 말을 들씌워서 ‘아이’를 마치 ‘짐덩이’처럼 여기기 일쑤이다. 아이를 돌보느라 젊음이 사라질까? 아이를 키우느라 젊은날을 빼앗길까? 그야말로 터무니없는 말이다. 나는 빨래틀도 쇳덩이(자동차)도 아기수레도 없이 두 아이를 돌보며 살아왔는데, 기저귀를 빨아서 말려서 대든, 안거나 업으면서 날마다 쉬잖고 노래를 부르고 같이 춤추든, 먹이고 입히고 재우고 놀고 책을 읽어 주든, ‘사랑을 이렇게 배우는구나’ 하는 삶길을 배우고 살림길을 익혔다. 그러니까 《오타쿠의 따님》은 ‘짝짓기’가 아닌 ‘어른으로 가는 길’을 넌지시 들려주는 얼거리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어른으로 거듭나는 길’을 들려주면서 너무 자질구레하고 응큼한 그림을 굳이 끼워넣었을 뿐이다.
“아빠랑 사는 건 봄까지라고 약속했잖아!” “어떻게 그래! 계속 보고 싶었던 아빠라구! 겨우 만났는데! 처음에는 그냥 만날 수만 있으면 좋았지만, 쭉 함께살면서, 함께살면서, 함께살면서,” (54쪽)
“카나우가 그렇게나 제게 도와 달라고 했는데 전 그 애를 배신해버렸어요. 그런 꼴이 아버지로서 보인 마지막 모습이라니, 너무 한심하잖아요.” (130쪽)
“그럼 다음 9년은 내가 카나우를 키우겠습니다! 당신이 말했던 고생도 이번에는 내가 대신 짊어지겠어요.” (164쪽)
“정말로 좋아하는 걸 포기할 수가 없어! 왜냐하면, 난 이 세상에서 제일가는, 카나우 오타쿠이기 때문이야아아아!” (169∼1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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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말 해봤자 별수 없잖니. 생리현상이니까
→ 그런 말 해봤자 어쩔 수 없잖니. 몸이니까
→ 그런 말 해봤자잖니. 버릇이니까
《오타쿠의 따님 10》(스타히로/김시내 옮김, 학산문화사, 2014) 37쪽
하지만 아이 앞에서 너무 꿈이 없는 얘기를 하는 건 감점이에요
→ 그러나 아이 앞에서 너무 꿈이 없는 얘기를 하면 깎여요
→ 그러나 아이 앞에서 너무 꿈이 없는 얘기를 하면 모자라요
→ 그러나 아이 앞에서 너무 꿈이 없는 얘기를 하지 말아요
《오타쿠의 따님 10》(스타히로/김시내 옮김, 학산문화사, 2014) 48쪽
입 다물고 있어 봤자 좋을 게 없을 것 같은데
→ 입 다물어 봤자 좋을 일 없을 듯한데
→ 입 다물어 봤자 하나도 안 좋을 듯한데
《오타쿠의 따님 10》(스타히로/김시내 옮김, 학산문화사, 2014) 85쪽
재력도 재력이지만
→ 돈도 돈이지만
→ 살림도 살림이지만
→ 가멸차기도 하지만
《오타쿠의 따님 10》(스타히로/김시내 옮김, 학산문화사, 2014) 12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