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자가용 안 버리는 : 자가용을 안 버리는데 어떻게 책을 읽나? 자가용을 안 버리는데 어떻게 사랑을 하나? 자가용을 안 버리는데 어떻게 숲을 품고 아끼고 돌보나? 자가용을 안 버리는데 어떻게 아이를 돌보나? 자가용을 안 버리는데 어떻게 죽음 아닌 삶을 바라보나? 자가용을 안 버리는데 어떻게 하루가 즐겁나? 자가용을 모는 그대는 가을에 풀벌레노래가 얼마나 구성진지 못 듣는다. 자가용을 모는 너는 봄에 푸릇푸릇 올라오는 잎내음이 얼마나 고운지 못 느낀다. 자가용을 모는 이녁은 겨울에 하얗게 덮는 찬바람이 얼마나 포근히 꿈길로 이끄는지 못 알아챈다. 자가용을 안 버리는 우리는 여름에 후끈후끈 내리쬐는 햇볕이 얼마나 열매를 속깊이 익히면서 이 별을 보듬는지 조금도 배울 길이 없다. 2022.9.21.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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