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9.15.


《마팔다 1》

 끼노 글·그림/조일아 옮김, 아트나인, 2002.5.1.



긴긴 하루를 보내면서 서울에 닿는다. 서울 가는 버스를 기다리며, 서울 가는 버스를 타며, 서울에서 인천으로 전철을 갈아타며, 얼추 10시간쯤 이르는 동안 숱한 글을 손으로 쓴다. 어릴 적에는 날마다 쏘다니고 걷고 다니던 인천 신흥동3가·숭의1동·선화동 언저리를 오랜만에 거닌다. ‘수인분당선 숭의역’ 곁에 연 마을책집 〈오월의 제이크〉를 들렀다. 〈아벨서점 시다락방〉에서 말빛수다(우리말 어원강의)를 꾸렸다. 밤에는 풀벌레노래가 퍼지는 수봉산 기스락에서 일찌감치 눕는다. 마을 한켠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가 울린다. 고단한 사람도 지친 사람도 나른한 사람도 부디 가을노래를 품으면서 가만히 꿈길을 가기를 바란다. 《마팔다 1》를 되읽어 보았다. 앞으로 다시 나오기 어려울 만하지 싶다만, 스무 해 앞서 한꺼번에 다시 나온 적 있으니 놀랍고 고맙다. 살리는 길이란 쉽다. 어렵다면 살리는 길이 아니다. 살리는 길이란 사랑길이다. 사랑은 하나도 안 어렵다. 살을 섞거나 손을 잡거나 살결을 쓰다듬기란 사랑이 아니다. 풀하고 꽃하고 나무가 사랑을 알려주는데, 왜 사랑을 안 쳐다볼까? 씨앗 한 톨이 사랑을 속삭이는데, 안 들여다볼까? 사람들이 모두 사랑에 눈뜨면서 참다이 깨어나는 앞길을 그려 본다.


#Mafalda #JoaquinSalvadorLavado #Quino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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