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9.14.


《내게도 돌아갈 곳이 생겼다》

 노나리 글, 책나물, 2021.8.31.



마감을 지을 꾸러미가 여럿인데, 아직 하나도 매듭을 못 지었다. 이런 판에 인천 미추홀구 고을새뜸 〈나이스미추〉에 글 한 자락을 또 새로 써서 보낸다. ‘모심글(원고청탁서)’을 안 보내는 데에는 글을 안 보내야 성가시지 않다. 인천 남구(미추홀구)에서 나고자랐다는 마음에 설렁설렁 넘겼더니 안 되겠구나. 지난밤부터 벼락도 치고 비바람도 든다. 어제그제 마을에서 뿌린 죽음바람(소독약)을 말끔히 씻어 준다. 지난 넉 달 동안 서울 〈악어책방〉에서 서울 어린이하고 함께한 ‘노래꽃수다(시창작교실)’를 추스른다. 《내게도 돌아갈 곳이 생겼다》를 읽었다. 아쉽다. 그저 아쉽다. 왜 더 깃들지 않고서 섣불리 글부터 쓸까? 누구나 ‘돌아갈 곳’은 어디에나 있다. 스스로 안 쳐다보았기에 여태 모를 뿐이다. 누구나 ‘떠날 곳’도 있다. 나가고 들어오기를 이어가는 삶이다. 그래서 ‘나들이’라 한다. ‘마실’이란, ‘마을’을 가리킨다. 마실을 간다는 말은, 이웃하고 동무가 살아가는 마을을 느끼려고 떠났다가 돌아온다는 뜻이다. 더 오래 깃들어 보거나 살아 보아야 글을 여밀 만하지는 않다. 다만, 스스로 느껴야 하지 않을까? 서둘러서 여미려 하지 말고, 무르익을 때까지 기다리고 삭이고 다독여야 하지 않을까?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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