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신학림 책값 1억 6500만 원 : 2023년 9월 첫머리를 ‘책값’이 달군다. 신학림 씨가 받았다는 책값은 1000자락도 500자락도 100자락도 아닌, 고작 1자락(셋이 한묶음)인데 1억 6500만 원이었단다. 모름지기 글바치한테는 ‘기자 윤리강령’ 같은 ‘지킴길’이 있다. 시·소설·수필을 쓰는 글바치뿐 아니라, 교사·교수·기자로 붓을 놀리는 모든 글바치가 스스로 지키고 돌아보고 새기는 다짐(윤리강령)일 텐데, 글삯은 제대로 받되, 검은돈·뒷돈·몰래돈은 모두 물리쳐야 한다고 여긴다. 왜 그러하겠는가? 검은돈·뒷돈·몰래돈을 받고서 쓰는 글은 참글이 아닌 거짓글로 기울 테니까. 왼쪽이건 가운쪽이건 오른쪽이건 똑같다. 글을 쓴 삯만 받을 노릇이다. 넘치는 글삯은 물리쳐야 맞다. 글바치로서 일군 열매인 글이나 책이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글 한 자락이나 책 한 자락에 천만 원이나 일억 원을 받아야겠는가? 아니다. 물리쳐야지. 그러나 신학림 씨는 뉘우칠 줄 모를 뿐 아니라, 창피도 부끄럼도 없다. 더구나 이이를 감싸려는 몇몇 글바치(한겨레·경향·오마이뉴스)도 입을 싹 씻거나 딴청을 부린다. 붓을 쥐고서 참빛을 밝히려는 길에 서려는 사람이라면, 모든 말썽·잘못·티끌·허물을 말끔히 털고 씻을 노릇이다. 아이를 낳아 돌보는 여느 어버이도 아이 곁에서 말썽·잘못·티끌·허물을 말끔히 털고 씻을 노릇인데, ‘글잡이’라는 사람은 언제나 정갈하고 밝게 눈을 뜨고 말을 펴도록 스스로 갈고닦고 벼리고 씻고 다스릴 일이다. 부디 신학림 씨는 1억 6500만 원 가운데 16만 5천 원만 남기고서 모두 뱉어내기를 바란다. 낛(세금)도 내기를 바란다. 그리고 다시는 붓을 쥘 생각조차 하지 않기를 바란다. 2023.9.8.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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