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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 새들의 안부를 묻다 - 교하들판 새들의 이야기
황헌만 지음 / 소동 / 2022년 10월
평점 :
숲노래 빛꽃 / 사진비평 2023.9.8.
사진책시렁 125
《습지, 새들의 안부를 묻다》
황헌만
소동
2022.10.20.
보듬는 자리인 ‘보금자리’입니다. 둥그렇게 품는 곳인 ‘둥지·둥우리’입니다. 사람은 ‘짐’처럼 올려 비를 긋는 ‘지붕’을 놓는다고 여겨 ‘집’입니다. 지붕이 있으면서, 새처럼 보듬거나 둥그렇게 품는 결을 담아내어 포근하게 살림을 짓는 길을 헤아려 ‘보금자리·둥지·둥우리’로 빗대지요. ‘늪’은 ‘눕’듯이 ‘움푹’한 자리이기에 물살이 느리면서 깊이 빠져드는 데를 가리켜요. 늪은 사람이 살기에 걸맞지 않을 만하지만, 들짐승이 섣불리 날짐승을 못 건드리는 터전입니다. 새로서는 몹시 아늑한 삶자리예요. 《습지, 새들의 안부를 묻다》는 ‘늪’ 둘레에서 새가 ‘잘 있는’지 묻고, ‘교하들판 새들의 이야기’라고 덧붙는 말처럼 경기 파주 교하들 한켠을 보여줍니다. 열다섯 해에 걸쳐 늪이며 새를 찰칵찰칵 담아서 갈무리하는데, 따로 ‘늪’이나 ‘교하들’이라 밝히지 않으면 어느 곳을 찍었는지 알기가 어렵습니다. 온나라 늪이나 새가 비슷해 보일 수 있다기보다 ‘멋스러이 보여주’면서 ‘이 아름다운 곳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에 기울었어요. 힘을 빼고서 새 곁에서 노래를 들으면 다르게 찍었겠지요. ‘도감에 넣을 사진’이 아니라 ‘우리 이웃’을 마주하려는 눈길이면 ‘멋’이 아닌 ‘살림’을 옮깁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