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군사시설 : 전남 고흥 나로섬에 때려박은 ‘우주발사대’가 ‘우주선 쏘는 곳’이 아닌 ‘군사시설’인 줄 시골 푸름이조차 알더라. 다만, 모르는 시골 푸름이도 제법 있으나, 스스로 생각하면서 스스로 하루를 그리는 푸름이는 바로 알아보더군. 그렇지만 숱한 ‘어른’이란 이름인 이들은 그곳이 군사시설이 아닌 듯 숨기거나 덮어씌우기에 바쁘다. 이러면서 남몰래 고흥만에 ‘경비행기시험장’을 끌어들였고, 이곳에서 ‘무인군사드론 실험’을 꾸준히 이었으며 ‘군공항’을 뒷길로 끌어들이는 짓도 해왔다. 전남 벌교에서 전남 고흥으로 들어서는 ‘고속도로 같은 네찻길’이 있는데, 이 네찻길 사이사이에 ‘군사시설’이 있다. 그런데 이 잿더미가 군사시설인 줄 까맣게 모르더라. 강원 멧골짝 ‘완전무장지대(비무장지대가 아니다)’로 들어서면 숱하게 나오는 잿더미요, 서울에서 일산·파주로 가는 찻길에도 이런 잿더미가 있다. 북녘이 남녘으로 쳐들어오면 북녘 싸움수레(탱크)가 못 지나가도록 길막이를 하려고 ‘가로지르는 길’처럼 꾸며놓은 묵직한 잿더미(시멘트블록)인데, 이 따위가 시골 한복판에 버젓이 있는 꼴을 못 알아본다면, 어떻게 그대를 ‘어른’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그저 철없는 바보일 뿐이다. 2021.8.26.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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