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8.30.


《후와후와 씨와 뜨개 모자》

 히카쓰 도모미 글·그림/고향옥 옮김, 길벗스쿨, 2018.10.31.



네 사람 길쪽(버스표)을 끊는다. 길손채 미리맡기를 한다. 두 가지 볼일을 마치고서 읍내 한켠에서 숨을 돌린다. 시골에서 집살림에 집안일을 도맡으면서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자니, 어느 모로 보면 몸뚱이 하나로 모자란 듯싶으나, 곰곰이 보면 숱한 일거리를 맡는 터라 모든 말글을 차근차근 되새기면서 갈무리하는 수수께끼를 즐겁게 열곤 한다. 하루 내내 비가 오락가락한다. 빗물이 그득하고 도랑물이 기운차게 흐른다. 밤바람이 제법 서늘하다. 철눈으로는 이미 가을로 접어들었다. 《후와후와 씨와 뜨개 모자》를 읽었다. 재미나게 엮은 그림책이라고 느낀다. 이웃나라에서는 그림책으로 풀어낼 이야기를 이렇게 한결 느슨하면서 포근하게 여미는 실마리를 한 올씩 노래하는구나. 서울살이(도시생활)를 푸르게 돌아보고, 시골살이를 풀죽임물·비닐·죽음거름·흙수레 없이 일구는 마음으로 나아간다면, 우리는 누구나 환하게 마음꽃을 틔우고 사랑잎을 펴면서 살림열매를 누리리라 본다. 대단하다 싶은 줄거리를 짜야 글이나 책이 되지 않는다. 오늘 이곳에서 스스로 심어서 가꾸는 살림빛 한 자락이면 넉넉하다. 아이들은 어른 곁에서 소꿉놀이를 즐기고, 어른들은 아이 곁에서 보금자리를 짓는 하루라면, 모든 마을은 푸른별로 피어난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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