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6.10.


《파리아의 미소》

 비람마·조시안·장 뤽 라신느 이야기/박정석 옮김, 달팽이, 2004.12.15.



아침에 보수동 책골목 한켠을 걷는다. 예전에 대면 확 줄어든 보수동이지만, 오늘까지 자리를 지키면서 책빛을 품는 책집지기님은 많다. 그래서 한나절이란 틈이면 딱 한두 곳만 헤아려서 찾아갈밖에 없다. 느슨이 오래오래 누리려면, 하루에 열이나 스무 책집을 돌기보다는, 하루에 두어 책집을 다니면서 열 몇 해에 걸쳐 모든 보수동 책집을 다 들르는 길로 갈 적에 즐겁다. 우리나라 모든 마을책집을 찾아가려는 꿈이 있되 서두르지는 않는다. 첫걸음이 끝걸음이지 않도록 틈틈이 새걸음을 하려고 생각하되, 길삯이나 책값이 후줄근하면 오래오래 기다린다. 몸이 못 가도 눈으로는 누리글을 엿보면서 만난다. 낮에 〈비온후〉로 건너가서 ‘유미리·쿄노부코’라는 두 ‘일본한겨레(자이니치)’ 이야기를 들려준다. 두 분 글삶과 살림빛을 노래로도 여미었기에, 천천히 읽고서 풀이한다. 《파리아의 미소》를 곱씹는다. 다시 나오기 어려운 책일는지 모른다. 글을 모르지만 말로 삶을 들려주던 아주머니 이야기는 어제·오늘·모레를 잇는 어진 넋에 밝은 마음을 일깨운다고 여길 만하다. 사람이란, 사랑으로 살림을 지으며 숲빛으로 푸르기에 아름답다. 사람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를 이을 줄 아는 마음으로 만나기에 숲을 품으면서 노래한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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