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 신랑 (보급판) - 참 이상하고 신기한 이야기, 개정판 옛이야기 보따리 (보급판) 1
서정오 글, 김성민 그림 / 보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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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린이책 / 어린이문학 2023.8.31.

맑은책시렁 297


《두꺼비 신랑》

 서정오 글

 김성민 그림

 보리

 1996.3.25.



  《두꺼비 신랑》(서정오·김성민, 보리, 1996)을 오랜만에 되읽습니다. 우리 옛이야기를 갈무리한 꾸러미 가운데 하나로, ‘말로 배우’고 ‘이야기로 익히’던 매무새를 돌아볼 만합니다. 참으로 우리는 배움터나 책이 아닌, 이야기로 아이들을 이끌었고, 이 이야기로 어른하고 어버이도 스스로 추슬렀어요.


  오늘날 우리는 이야기를 잊거나 잃습니다. 다들 남(사회)에 쓰거나 여민 부스러기(지식·정보) 에 매달립니다. 마음에 심을 말씨를 스스로 짓는 어버이가 너무 드물고, 생각을 밝히면서 여미는 이야기를 스스로 들려주는 어른도 참으로 드물어요.


  가만 보면 《두꺼비 신랑》을 비롯한 옛이야기도 글쓴이가 스스로 짓거나 여민 이야기는 아닙니다. 먼먼 옛날부터 흘러온 숱한 이야기를 요샛말로 다듬었을 뿐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제 ‘동화·어린이문학’ 같은 이름으로 어질거나 슬기롭거나 밝거나 참한 이야기를 짓는가요? 이름은 ‘동화·어린이문학’이되, 오히려 미움이나 멍울이나 싸움을 부추기는 부스러기를 쏟아내지는 않나요?


  세 가지 바람을 들려주는 옛이야기를 읽다가, ‘오늘날에 맞게 세 가지 바람’을 그린다면 무엇이 될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숲을 바라고, 노래를 바라고, 살림짓기를 바라는 길을 들려줄 만한 어진 눈빛이 아직 있는가요? 잿집(아파트)이 아닌 시골집에서 마당을 돌보면서 풀벌레랑 새하고 동무하는 착한 손빛이 아직 있는가요? 이제라도 눈을 뜨고 마음을 틔우는 어른으로 설 이웃을 만나고 싶습니다.


ㅅㄴㄹ


“아이고, 내 팔자야. 그놈의 노새라도 있었더라면 …….” 그러자 눈앞에 다리 부러진 노새가 턱 나타나네. 이렇게 해서 세 가지 소원을 다 쓰고 말았다는 이야기야. (56쪽)


하늘에서 일곱 빛깔 무지개가 두둥실 뜨더니, 초가집 마당으로 넘실넘실 내려오더래. 둘이서 그 무지개를 타고 하늘로 높이높이 올라갔어. (102∼103쪽)


넓은 마루에 물레를 벌여 놓고 왱왱 돌리면서 “이 고운 무명 길쌈 뉘 주려고 이리 하나.” 하고 노래를 부르니까, “쿵쿵절싸 잘 한다. 좋은 때가 있으리.” 하면서 지팡이가 마루 위를 신나게 쿵쿵 뛰어다니거든. (110쪽)


+


복 많은 사람 복의 반이라도 좀 주시구려

→ 기쁜 사람 기쁨 조금이라도 좀 주시구려

→ 꽃 많은 사람 꽃에서 몇 좀 주시구려

27쪽


이 사람이 옥황상제인가 몰라

→ 이 사람이 하늘님인가 몰라

→ 이 사람이 하늘어른인가 몰라

27쪽


아이고, 내 팔자야

→ 아이고, 내 삶이야

→ 아이고, 내 하루야

56쪽


이야기도 할 수 있는 거지

→ 이야기도 할 수 있지

83쪽


갓을 쓰고 있다는 걸 깜빡 잊어버린 게지

→ 갓을 쓴 줄 깜빡 잊어버렸지

86쪽


은혜를 갚고 싶은데

→ 고마워 갚고 싶은데

→ 빛을 갚고 싶은데

87쪽


한 어머니가 예쁜 딸을 낳았지

→ 어머니가 딸을 곱게 낳았지

95쪽


초가집 마당으로

→ 흙집 마당으로

→ 풀집 마당으로

103쪽


지팡이가 마루 위를 신나게 쿵쿵 뛰어다니거든

→ 지팡이가 마루를 신나게 쿵쿵 뛰어다니거든

110쪽


깊디깊은 산 속에 들어가게 됐어

→ 깊디깊이 멧골로 들어갔어

118쪽


아무도 와 보지 않았을 것 같은 산중인데

→ 아무도 와 보지 않은 듯한 멧골인데

118쪽


파랑새가 커다란 바위 위에 올라앉더니

→ 파랑새가 커다란 바위에 올라앉더니

118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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