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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순수한 것을 생각했다
은유 지음 / 읻다 / 2023년 5월
평점 :
우리말숲 / 글다듬기 2023.8.25.
다듬읽기 85
《우리는 순수한 것을 생각했다》
은유
읻다
2023.6.14.
《우리는 순수한 것을 생각했다》(은유, 읻다, 2023)를 읽었습니다. 이웃글을 한글로 옮기는 여러 사람을 만나서 나눈 말을 옮겨서 엮는데, 묻는 쪽도 밝히는 쪽도 ‘우리말·한글’을 너무 모르는 듯싶습니다. 우리말만 알아서는 이웃말을 못 옮기고, 이웃말을 우리말로 못 옮깁니다만, 이웃말은 잘 듣고 새길 줄 알면서 우리말을 깊거나 넓거나 찬찬히 읽거나 쓰거나 새기지 않는다면, 어떤 글로 기울까요? 모든 글은 말을 옮기고, 모든 말은 마음을 담고, 모든 마음은 우리가 이곳에서 누리는 삶을 그리고, 모든 삶은 스스로 꿈으로 그려서 사랑으로 짓는 살림을 숲빛으로 이룹니다. ‘글을 알고 다룬다’고 할 적에는 ‘말’뿐 아니라 ‘마음·삶·살림’에다가 ‘숲·사랑’을 나란히 여밀 노릇이에요. 우리말을 우리말답게 배우고, 한글을 한글스럽게 익힐 줄 아는 눈길로, 나란꽃(동성애)뿐 아니라 ‘숲빛’을 품고 ‘서울뿐 아니라 시골을 어깨동무하는 마음’이 있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곱창 좀 덜 먹었으면 같은 것들이 기대의 목록이다
→ 곱창 좀 덜 먹기 들을 바란다
5쪽
생각을 차분하게 시어와 포개는 것으로
→ 생각을 차분하게 노랫말과 포개어
→ 생각을 차분하게 노래와 포개면서
5쪽
소신에 따라 게릴라처럼 시 번역가 모임을 꾸리기도 했다
→ 마음에 따라 불쑥 노래옮김모임을 꾸리기도 했다
→ 뜻에 따라 갑자기 노래옮김모임을 꾸리기도 했다
9쪽
한 편의 시는
→ 노래 하나는
→ 글 한 자락은
11쪽
나에게 글을 쓰는 일은 저 엄정한 물음에 성실하게 대답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 나는 이 반듯한 삶에 바지런히 이야기를 여미려고 글을 쓴다
→ 나는 이 바른 삶길에 기꺼이 대꾸를 하려고 글을 쓴다
11쪽
쇼트커트에 일자 핏 청바지와 새하얀 면 티를 입고 백팩을 둘러멨다
→ 깡동머리에 곧은바지와 새하얀 소매옷을 입고 등짐을 들러멨다
19쪽
산문은 일단 분량이 상대적으로 길어서, 초고를 쓸 때 훨씬 마구잡이로 하는 편이에요
→ 삶글은 아무래도 좀 길어서, 밑글을 쓸 때 훨씬 마구잡이로 해요
32쪽
웹툰과 시 모두 의성어나 의태어가 많이 나오죠
→ 누리그림과 노래 다 소리말에 시늉말이 많죠
35쪽
이래저래 도시의 산보객을 불러 모으는 자리에
→ 이래저래 서울 마실꾼을 불러 모으는 자리에
→ 이래저래 서울 뚜벅이를 불러 모으는 자리에
53쪽
청춘들이 넘실대던 동네에
→ 젊은이가 넘실대던 마을에
→ 꽃망울이 넘실대던 곳에
53쪽
이때 성사가 되면 번역에 착수하고
→ 이때 받아들이면 옮기고
→ 이때 잡으면 옮기고
65쪽
저는 퀴어를 싫어하는 사람하고는 처음부터 일하고 싶지 않아요
→ 저는 나란꽃 싫어하는 사람하고는 처음부터 일하고 싶지 않아요
83쪽
기존의 문학 권력에 반하는 기획이자 참신한 실험이었다
→ 여느 글담에 맞서면서 새로운 길이다
→ 꼿꼿한 글힘에 대드는 새길이다
111쪽
온전히 받아들이는 거예요
→ 오롯이 받아들여요
→ 다 받아들여요
→ 모두 받아들여요
→ 그대로 받아들여요
147쪽
승미의 주특기, 모름을 자각하면 파고든다
→ 승미 꽃솜씨, 모른 줄 알면 파고든다
→ 승미 손회목, 모르는 줄 알면 파고든다
158쪽
누군가를 열렬히 좋아하는 마음
→ 누구를 매우 좋아하는 마음
→ 누구를 뜨겁게 좋아하는 마음
→ 누구를 불타며 좋아하는 마음
172쪽
서울에서 목동 키즈였다
→ 서울 목동 아이였다
→ 서울 목동내기였다
203쪽
가장 잘 알려진 한국 시인으로 꼽힌다
→ 우리 노래님으로 잘 알려졌다
→ 우리 노래지기로 널리 이름났다
218쪽 219쪽
번역은 도착어가 아름답게 느껴져야 되니까
→ 옮기려면 맺음말을 아름다이 느껴야 하니까
→ 닿음말을 아름답게 느끼도록 옮겨야 하니까
→ 오는말을 아름답게 느끼도록 풀어야 하니까
237쪽
출발어에만 있고 도착어에는 없는 구조를
→ 가는말에만 있고 오는말에는 없는 얼개를
→ 여는말에만 있고 맺음말에는 없는 틀을
→ 첫말에만 있고 끝말에는 없는 얼거리를
237쪽
교수 집안의 이단아를 꿈꾸며
→ 길잡이 집안을 깨길 꿈꾸며
→ 먹물 집안을 맞받길 꿈꾸며
244쪽
우연히 합석한 일행에 그녀가 있었다
→ 문득 함께한 무리에 그이가 있었다
→ 얼핏 낀 곳에 그이가 있었다
24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