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3.8.16.

오늘말. 신물


혼자 잘났다고 여기면서 널뛰는 누가 있으면 신물이 날 만합니다. 너울너울 나불거리는 누구는 참 얄궂어 보입니다. 어쩜 저렇게 얕은 몸집으로 자랑질을 할까요. 오락가락하듯 떠벌이는 누구는 진저리가 날 만합니다. 어울집에서도 곁집에서도 옆사람을 안 헤아리는 거드름이란 참 볼꼴사납습니다. 아무래도 살림빛을 익힌 적이 없나 봐요. 허물벗기도 모르고, 허물씻기뿐 아니라 탈바꿈할 마음은 터럭만큼도 없구나 싶습니다. 고칠 수 없을 만큼 맛간 모습은 언제부터 뿌리내렸을까요. 우리가 아무리 으리으리하게 집을 세우더라도, 푸른별로 보자면 쪽집입니다. 우리가 어떤 우람집을 올리더라도 온누리로 보자면 쪽채예요. 그야말로 누구나 잘못할 수 있습니다. 출렁이는 마음을 다독여 손을 씻으면 됩니다. 얄궂은 모습을 손질하면 이제부터 새롭게 발돋움할 수 있습니다. 한껏 뛰놀아 땀내음이 밴 옷은 갈아입고서 빨래하면 됩니다. 어제까지 뒤집어쓴 겉치레는 오늘부터 털어요. 그만 망설이고 훌훌 벗어요. 서성이던 걸음을 멈추고 웃음꽃으로 춤출 앞날을 그려요. 추레하게 물든 껍데기를 버리고서, 하나씩 갈고 돌려서 냇물처럼 흐르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어울림집·어울집·어울칸·한터집·곁집·곁채·뒷집·뒷채·딴집·딴채·바깥채·밖채·혼집·혼잣집·홑집·홑채·혼살림집·혼살이집·홑살림집·홑살이집·작은집·작은채·작은칸·쪽집·쪽채·쪽칸 ← 빌라(villa)


달라지다·바뀌다­·갈다·고치다·가다·돌리다·돌아서다·널뛰다·서성이다·길틀다·비틀다·기울다·널뛰다·틀다·너울너울·물결치다·출렁이다·춤추다·뒤죽박죽·망설이다·맛가다·물들다·바래다·잘못되다·휘청거리다·흔들리다·불다·되다·발돋움하다·타다·하다·새모습·새옷·새틀·살림꽃·살림빛·삶빛·손대다·손보다·손질·손씻기·잘못털기·엎다·옷갈이·허물벗기·허물씻기·탈바꿈·털갈이·신물·시들시들·지겹다·진저리·질리다·갑자기·엉거주춤·오락가락·오르내리다·흐르다 ← 변하다(變-), 변생(變生)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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