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3.8.16.
오늘말. 하도
하마 보고픈 사람을 애틋하게 그립니다. 마음은 끓고, 속은 타고, 그득그득 눈물이 맺힙니다. 제발 볼 수 있는 날을 손꼽으며 가슴을 졸이고, 목이 빠집니다. 온마음을 다하면 만나겠지요. 온힘을 기울이면 새롭게 잇겠지요. 엎드리고 절을 하고 비손을 합니다. 눈빛은 굴뚝같습니다. 비를 기다리며 매무새를 깨끗이 다스립니다. 별이 빛나는 밤에도, 해가 환한 낮에도, 이루 말할 수 없이 목마르게 바랍니다. 우리는 하나입니다. 다 다르게 태어난 숨결이고, 저마다 몸집에 얼굴이 다르지만, 온누리를 이루는 한덩이예요. 몸숲하나이고, 몸흙하나라고 할 만합니다. 서로서로 온빛입니다. 잘생긴 사람이나 못생긴 사람은 없습니다. 누구나 빠짐없이 온사랑입니다. 새벽마다 내리는 이슬방울처럼 아름답습니다. 또르르 구르는 구슬처럼 맑아요. 그렇지만 곧잘 스스로 갉는 사람들입니다. 성한 몸이고 야문 넋인데, 하도 스스로 깎다 보니 어쩐지 흉을 잡거나 빈틈이 생겨요. 아무쪼록 모두하나인 줄 알아보기를 바라요. 자못 두려운 날이라면 차분하게 풀꽃 곁에 앉아서 푸른숨을 마셔요. 사뭇 걱정스러운 때라면 느긋이 나무 곁에 서서 푸른바람을 마십니다.
ㅅㄴㄹ
애타다·속타다·애끊다·끓다·굴뚝같다·애틋하다·가득하다·그득하다·몹시·매우·무척·억척·사뭇·제발·자못·하마·하도·부디·모쪼록·아무쪼록·꼭·꼭꼭·반드시·더없이·이루 말할 수 없이·가슴졸이다·목빠지다·목마르다·깊다·대단하다·크다·온마음·온사랑·온힘·엎드리다·절하다·큰절·노리다·바라다·비손·빌다·싶다 ← 간곡(懇曲), 간절
감쪽같다·똑같다·빈틈없다·빠짐없다·틈없다·흉없다·틀림없다·구슬같다·이슬같다·아름답다·잘빠지다·잘생기다·훤칠하다·깔끔하다·깨끗하다·깨끔하다·말끔하다·말짱하다·멀쩡하다·꼭·꽁·꼼꼼히·아주·성하다·야물다·여물다·님·밝님·빛·빛나다·온꽃·온빛·옹글다·하나·모두하나·모두한빛·몸숲하나·몸흙하나·한덩이·한마음·씹어먹다·짜임새있다·찰떡·찰지다·칼같다 ← 완벽(完璧)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