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6.4.
《책은 시작이다》
오사다 히로시 글/박성민 옮김, 시와서, 2022.11.15.
펴냄터로 다시 매듭지어 넘긴 《밑말 꾸러미》에 ‘베다·베’에 ‘베풀다·베끼다’를 보탠다. 이제 더 보태지 말자고 여기면서 호젓이 저녁을 맞이하는데, ‘베짱이’를 안 넣었다고 느낀다. 이러다가 참말로 끝이 없지. 낮하늘이나 밤하늘을 가만히 보면 반짝이며 꼬물거리고 날아다니는 ‘빛알’을 볼 수 있다. 해가 진 뒤에 아이들하고 우리 책숲을 다녀오는 길에 손불(손전등)을 켤 적마다 이 ‘빛알’이 잔뜩 나타나서 춤춘다. 먼지처럼 작은 빛알에 손가락만큼 큰 빛알이 쏟아진다. 이 빛알은 시골이나 숲이나 바다에만 있지 않다. 서울(도시)에도 있다. 우리 스스로 눈여겨보려 하면 알아볼 뿐 아니라, 빛알하고 마음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 《책은 시작이다》를 읽었다. 제법 잘 쓰고 여미었다고 느끼면서도 여러모로 아쉽다. 고갱이를 건드려야 비로소 길을 틔우고 열 텐데, 고갱이 언저리에서 맴돌다가 끝난다. ‘책’을 알려면 ‘책으로 쓴 글’을 알 노릇이고, ‘글로 담은 말’을 알 일이며, ‘말로 풀어낸 이야기’를 읽을 뿐 아니라, ‘이야기를 이루는 삶·살림’을 맞아들여서 ‘사랑으로 짓는 숲이라는 사람’을 바라보아야겠지. 말·이야기·삶·사람·사랑·숲·사람이란 무엇인가를 안 짚는다면, 모두 헛물 켜는 허울일 뿐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