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8.11.


《두꺼비 신랑》

 서정오 글·김성민 그림, 보리, 1996.3.25.



돈벼리(통장)가 어디로 숨었는지 집에서 도무지 찾을 길이 없다. 며칠째 한참 뒤지다가 그만둔다. 다시 내야겠다고 여기면서 읍내 나래터(우체국)에 간다. 나래터 지킴이 한 분이 “이 주머니 손님 것 아니에요?” 하고 물어보신다. 어. 나래터에 놓고서 잊었나 보구나. 집으로 돌아온다. 비바람이 지나갔다면서 또 풀죽임물을 뿌리는 마을이다. 그런데 구름 하나 없던 저녁에 갑자기 비구름이 몰리더니 가볍게 좌악 뿌린다. 문득 와서 비를 뿌리고는 문득 사라진 구름꼬리를 보며 속삭인다. “고마워, 사랑해!” 《두꺼비 신랑》을 되읽는다. 아이들한테도 건넨다. 숲노래 씨는 1999년 8월에 보리출판사 일꾼으로 들어갔는데, 일꾼이 되기 앞서 진작에 ‘보리에서 낸 책’을 꽤 읽었다. 얼굴보기(면접) 자리를 떠올린다. “아니, 우리 출판사 책을 어떻게 알아요?” “읽을 책이라면 읽어야지요.” “어른들 책이 아니고 애들 책인데?” “어린이책을 어린이만 읽지 않잖아요. 오히려 어린이책이 어른한테 이바지합니다.” 일하고자 하는 데라면, 그곳(그 출판사)에서 낸 책을 진작부터 꾸준히 읽을 노릇일 텐데, 막상 책마을에는 그런 사람이 드물단다. 새삼스러워 놀랐고, 책마을 일꾼으로 지내는 동안 ‘사람들이 왜 책을 안 읽는지’ 알겠더라.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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