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8.14.
《미즈키 시게루의 히틀러 전기》
미즈키 시게루 글·그림/김진희 옮김, AK커뮤니케이션즈, 2023.7.15.
요즈막 햇볕은 이제 가을스럽다. 아직 늦여름이되 어느새 가을 어귀이다. 해가 저물면 제법 서늘하고, 새벽이 더디고 아침도 차츰 늦다. 한낮에는 아직 후끈후끈하다. 곧 나락꽃이 피리라. 오늘은 흰쌀을 장만하러 저잣마실을 간다. 작은아이하고 시골버스를 탄다. 흔들흔들 시골길을 한참 달린다. 20분 즈음 달리되, 이 길은 ‘서울 명동’부터 ‘광명시청’까지 가는 셈이다. 시골에서 마을하고 읍내는 꽤 멀다. 우리 마을에서 ‘녹동’이나 ‘나로’로 가는 길은, 서울에서 인천까지 가는 길만큼 멀다. 다만 큰고장은 사이에 빼곡하게 잿집이 있고, 시골은 사이에 들숲바다가 있다. 《미즈키 시게루의 히틀러 전기》를 읽었다. 테즈카 오사무 님이 그린 《아돌프에게 고한다》하고 살짝 다르되, 멍청하고 어리석은 싸움수렁을 찬찬히 들려준다. 히틀러 한 놈만 멍청했기에 독일과 뭇나라를 잿더미로 몰아넣지 않았다. 우리는 으레 ‘우두머리 한 놈’만 탓하거나 나무라는데, 이런 이들은 왜 우두머리가 될 수 있겠는가? 우리가 스스로 살림을 짓는 하루하고 등지고, 우리가 서로 마음으로 만나서 어깨동무하는 사랑을 잊는 탓이다. 어른은 ‘앙갚음(보복)’이 아닌 ‘풀기(화해)’를 한다. ‘풀기’는 ‘잊음(망각)’이 아닌 ‘품·풀·숲’이다.
ㅅㄴㄹ
#水木しげる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