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8.8.


《만화 그리는 법》

 소복이 글·그림, 유유, 2021.8.4.



두바퀴를 달려 면소재지에서 모기그물을 산다. 가운칸 헌 모기그물을 떼고서 새로 단다. 바람이 훅훅 시원하게 흐른다. 흠씬 쏟은 땀줄기를 씻어낸다. 올해에는 8월에 들어선 뒤에라야 가운칸 미닫이를 연다. 그만큼 무덥지 않은 우리 보금자리였고, 우리 살림집을 둘러싼 푸나무가 잘 자라 주었다. 앞으로 열다섯 해쯤 더 지나면 더욱 푸르면서 시원하고 포근하리라. 저녁나절에는 등허리를 펴고 밤새 풀노래를 누린다. 《만화 그리는 법》을 아쉬우면서 안타깝게 여기면서 읽었다. 그림꽃을 여미는 분 누구나 ‘만화란 무엇인가’를 들려줄 만하되, 소복이 씨는 아직 그림꽃을 얼마 안 그렸을 텐데? 담아낼 삶을 담아내려면 삶눈을 밝힐 일이다. 글바치나 그림바치 모두 ‘외곬눈’ 아닌 ‘온눈’으로 바라보도록 스스로 다스리고 담금질을 할 적에 천천히 빛난다. 그동안 소복이 씨가 그린 그림꽃은 겉멋이 짙다. 힘을 빼고 허울은 걷어내고서 ‘말’도 수수하게 추스르는 길을 처음부터 배울 노릇이다. 이 나라에 태어났기에 ‘우리말’을 누구나 ‘제대로’ 펴지 않는다. 테즈카 오사무 님이나 미즈키 시게루 님이나 후지코 후지오 님이 선보인 ‘그림꽃을 말하는 책’을 보라. 아니면, 타카하시 루미코 님이 어떻게 그리는지를 좀 살펴보라.


ㅅㄴㄹ


너무 사소하고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도 만화가 되면 나조차 몰랐던 생각과 느낌이 만화 속에 담긴다

→ 작고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를 그림꽃으로 담으면 미처 몰랐던 생각과 느낌이 흐른다

→ 우리 삶을 그림꽃으로 옮기면 여태 몰랐던 생각과 흐름이 이야기로 피어난다

92쪽


내가 말해 준 것 중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 것은?

→ 내가 한 말 가운데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

→ 내 말 가운데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면?

97쪽


처음 만화를 시작했을 때

→ 처음 그림꽃을 했을 때

→ 처음 그려 보았을 때

100쪽


감동적인 남의 글을 만나는 일은 쉽지 않지만

→ 남이 쓴 글은 아름답다고 잘 느끼지 않지만

→ 아름다운 다른 글을 만나기는 쉽지 않지만

116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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