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5.30.
《은주의 방 3》
노란구미 글·그림, 텀블러북스, 2014.10.25.
비가 쏟아지는 하루이다. 오늘은 인천으로 일하러 가는 날이다. 빈자리 없는 시외버스를 겨우 탄다. 전라북도를 벗어나니 파랗게 드러나는 하늘과 구름송이를 본다. 그런데 구름송이랑 하늘빛을 보다가 문득 버스를 둘러보면, 아무도 바깥빛을 바라보지 않는다. 서울에 닿아 돌아다니며 살펴보아도, 하늘이나 구름이나 들꽃을 쳐다보려고 발걸음을 멈추거나 늦추는 사람은 드물다. 어쩌면 몇 사람만 있겠지. 동인천에서 내려 걷는다. 〈문학소매점〉을 들른다. 〈시와 예술〉을 들르고, 〈아벨서점〉에서 책을 더 장만하고서, 〈아벨 시다락방〉에서 ‘밑말수다(우리말 어원 이야기)’를 편다. 《은주의 방 3》을 읽었다. ‘노란구미’ 씨는 처음에는, 이웃나라를 오가는 삶을 담은 그림꽃(만화)으로 눈길을 모았다. 그림결이 돋보이거나 뛰어나지 않더라도 ‘담아서 나눌 이야기’가 있을 적에 오래오래 그림을 펼 수 있다. 그런데 노란구미 씨는 자꾸 ‘그림결을 가다듬으려고 애쓰’더라. 꾸준히 오래 그리다 보면 그림결은 저절로 빛난다. 그림결을 서둘러 키우려 하면 이야기가 사라진다. 글하고 빛꽃(사진)도 매한가지이다. 숱한 이들은 ‘문화·문학·예술’이란 허울을 붙이려 하면서 처음부터 망가지거나 무너지더라. 삶을 봐야 삶이 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