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 속 테라리움 : 신장판 - S코믹스 S코믹스
쿠이 료코 지음, 김민재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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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8.2.

만화책시렁 550


《서랍 속 테라리움》

 쿠이 료코

 김민재 옮김

 소미미디어

 2022.8.2.



  스스로 가둔 사람은 스스로 갇힌 줄 모르더군요. 스스로 틔운 사람은 스스로 열어젖힌 줄 알아요. 스스로 죽어가는 사람은 스스로 죽이는 줄 몰라요. 스스로 살아나는 사람은 언제나 스스로 숨결을 불어넣기에 스스로 싱긋 웃을 수 있는 줄 압니다. 《서랍 속 테라리움》은 우리가 무엇을 모르거나 아는가 하는 대목을 여러 이야기로 빗대어 들려줍니다. 우리는 잿더미(아파트)하고 쇳더미(자동차)에 둘러싸인 데에서 죽음바람(배기가스)에 갇힌 하루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풀꽃나무 둘레를 날아다니는 새가 들려주는 노래를 누리는 오늘일 수 있어요. 살림을 손수 지으면서 꿈을 펴는 눈빛일 만하지만, 손수짓기하고는 등진 채 쳇바퀴를 도는 수렁이라고 여길 수 있습니다. 먹이를 넉넉히 주면서 잠자리가 느긋하다면, 기름그릇(테라리움)도 보금자리로 여길 만해요. 스스로 어른답게 일어서면서 아이랑 손을 맞잡고 하루하루 새롭게 바라보고 일구는 숲집을 조촐히 누릴 수 있을 테고요. 어느 곳에서든 삶입니다. 굴레도 삶이고, 사랑도 삶입니다. 다만, 굴레살이를 깨닫고서 박차고 나오는 사람이 늘기를 바라요. 오직 사랑으로 살림을 짓고 오늘 이곳을 살아가는 마음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어제까지의 나한테 보여주고 싶네요. 당신에 대해 아무것도 알려 하지 않던 나한테.” (37쪽)


‘관광객들은 저 조그만 상자를 정말 좋아한다. 어디든 가지고 다니며, 미안해하지도 않고 셔터를 누른다. 이런 지저분한 나라의 사진 같은 걸 찍어서 뭐가 좋다고. 분명 고향 친구들하고 웃음거리로 삼겠지. 열 받아.’ (94쪽)


“사랑이 뭐지? 사랑이 있으면 행복한가? 바깥사람들하고 친해질 거란 생각은 안 들어. 자유 자유 떠들지만 늘 먹을 것을 찾느라 눈을 부릅뜨고 있잖아.” (135쪽)


+

《서랍 속 테라리움》(쿠이 료코/김민재 옮김, 소미미디어, 2022)


이 나라에는 ‘물에 뛰어들다’라는 고사가 있다고 합니다

→ 이 나라에는 ‘물에 뛰어들다’라는 삶말이 있다고 합니다

→ 이 나라에는 ‘물에 뛰어들다’라는 가르침이 있답니다

19쪽


녹색의 아름다운 별이라면서요

→ 푸르고 아름다운 별이라면서요

59쪽


외래 종교를 엄하게 배제해요

→ 바깥믿음을 단단히 막아요

→ 들온길을 까다롭게 쳐요

62쪽


야생 인간이구나

→ 들사람이구나

129쪽


섬뜩할 정도로 정밀하게 풍경을 재현한 테라리움이 있었다

→ 섬뜩할 만큼 꼼꼼하게 둘레를 되살린 돌봄칸이 있다

→ 섬뜩할 만큼 낱낱이 마을을 살려낸 돌봄그릇이 있다

181쪽


솔직히 말해 소질이 다른 것이다. 그들의 폭력에 가까운 인싸 오라를 보라

→ 까놓고 말해 밑싹이 다르다. 무시무시하게 잘나고 빛나는 그들을 보라

→ 대놓고 말해 바탕이 다르다. 무섭도록 잘난척에 반짝이는 그들을 보라

19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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