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5.26.
《제주어 기초어휘 활용 사전》
강영봉·김순자 엮음, 한그루, 2021.11.15.
배를 까뒤집은 참개구리가 마당 한켠에 있다. 이 아이가 왜 여기서 이러나 하고 혀를 차면서 비로 쓸어 풀밭으로 옮기려니 눈을 뜨고 거품을 내놓는다. 응? 나중에 다시 들여다보니 자취를 감추었다. 우리 마당을 드나드는 들고양이한테 걸려서 한참 죽은 척을 했나 보다. 오늘도 시골버스에서 시골 푸름이 사납말과 깎음말을 실컷 듣는다. 스스로 참나를 바라보려 하지 않기에 깎음말을 아무렇잖게 내뱉는데, 이 모든 깎음말은 남들 앞에서 우쭐대거나 남을 깎지 못 하고, 그들 스스로 갉아먹을 뿐이다. 읍내 곳곳에서는 ‘나이든 시골내기’ 모습을 가만히 본다. 아무 데나 쇳덩이(자동차)를 세우고, 쓰레기에 담배꽁초를 아무 데나 버리고, 새치기를 아무렇게나 해대고, 밟거나 밀거나 대수롭지 않고, 얼척없는 밉낯(진상)은 고스란히 시골 아이들한테 이어간다. 《제주어 기초어휘 활용 사전》을 읽었다. 애쓴 책이기는 하되, 좀 많이 무겁다. 무엇보다 ‘살려쓰기(활용)’하고 많이 멀다. 뜻풀이부터 제주말을 해야 하지 않을까? 군더더기를 덜어내고서 ‘삶자리에서 쓸 낱말’을 담아야 하지 않을까? ‘학문·문화·역사·예술’이라는 이름을 으리으리 붙이지 말자. 오직 ‘삶·살림·사람’을 ‘숲·사랑·슬기’로 바라보면 넉넉하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