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5.23.


《돌아온 외규장각 의궤와 외교관 이야기》

 유복렬 글, 눌와, 2013.8.6.



맑게 트인 하늘을 바라본다. 하늘이 맑으면 마음이 맑고, 하늘이 트이면 마음이 트인다. 비오는 날에는 마음에 빗물이 흐른다. 매캐한 날은 마음도 매캐하기 쉽기에, 언제나 스스로 빛날 수 있도록 꿈그림을 헤아린다. 볕을 쬐고 조용히 흐르는 바람을 쐰다. 새노래를 듣는다. 이 기운을 품자고 여기면서 뒷목을 돌본다. 몸이 삐끗하지 않게끔, 마음하고 몸을 나란히 살피는 즐거운 길을 늘 되새기자. 오늘은 낮나절에 깜짝비가 지나갔다. 말 그대로 갑자기 구름떼가 몰려와서 빗물을 뿌리더니 감쪽같이 사라졌다. 이 깜짝비는 무엇을 훅 씻어 주었을까. 멧딸기가 달고 유자꽃내랑 감꽃내가 깊은 늦봄이다. 《돌아온 외규장각 의궤와 외교관 이야기》를 곰곰이 읽었다. 이런 속이야기가 있었구나 하고 돌아본다. 이 나라가 얼마나 허술한지 새삼스레 느낀다. 숱한 벼슬자리가 얼마나 덧없는가. 나라일꾼이란 무슨 몫일까? 나라지기는 무엇을 바라보는가? 벼슬꾼(정치인)은 그들 밥그릇에 따라 우쭐거리는 얼거리가 깊다. 외규장각에 있던 꾸러미(책)를 돌려받으려고 하는 동안, 이 나라에서 어떤 이야기를 어떤 꾸러미로 새롭게 여미도록 누가 어디에서 어떻게 땀흘리는가를 곱씹어 본다. 우리가 손에 쥔 꾸러미는 살림책일까? 삶책이나 숲책인가? 아니면.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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