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3.7.30.
오늘말. 서울
이제는 자취를 조금 감춘 얼차려입니다. 떼굴림이라 할 만하고, 단출히 ‘굴리다’라 하기도 했는데, 처음부터 있던 얼뜬 주먹질은 아닙니다. 이웃나라가 쳐들어오면서 크게 번진 얼룩입니다. 이웃나라 싸움터(군인)에서는 사람을 사람으로 여기지 않으면서 주먹질에 모둠굴림이 흔했고, 살림길하고 먼 이런 막짓으로 우리나라를 들볶고 짓밟았습니다. 그런데 총칼수렁(일제강점기)이 끝났어도 그무렵에 힘을 거머쥔 이들이 오래도록 우두머리를 꿰찬 터라, 사람들 밥줄을 옭아매면서 함부로 굴거나 괴롭히는 짓이 그치지 않았어요. 이 푸른별에서 막짓을 치울 수 있을까요? 오순도순 살아가는 길을 열고, 두런두런 수다꽃을 피울 수 있나요? 복닥이는 서울에 쏠리는 얼거리가 아닌, 큰고장이나 작은고장으로 가르는 틀이 없이, 어느 마을에서나 즐거이 일하면서 만나는 온살림을 이루기를 바라요. 밥줄 탓에 북새통에 휩쓸릴는지 모릅니다. 돈을 벌어야 하기에 붐비는 큰골로 가야 할는지 몰라요. 그런데 푸른별에서는 모든 곳이 가운데입니다. 귀퉁이나 구석이 없고, 위나 아래란 없어요. 벌잇감이 아닌 마음빛을 가꾸려는 눈길일 적에 비로소 삶길입니다.
ㅅㄴㄹ
굴리다·구르다·얼차려·모둠굴림·모둠차려·떼굴림·떼차려 ← 단체기합
일하다·일다니다·일터살이·일터살림·일터를 다니다·일터에 있다·살다·살아가다·살아오다·살림길·살림벌이·삶길·돈벌이·돈벌다·돈쌓기·먹고살다·먹고자다·밥벌이·밥술·밥숟가락·밥숟갈·밥줄·벌다·벌이·벌잇감·벌잇거리·벌어들이다 ← 경제활동
서울·큰고을·큰고장·큰골·큰길·한길·가운데·복판·자위·한복판·크다·커다랗다·복닥이다·북적이다·북새통·북적이다·붐비다·우글거리다·와글거리다 ← 중심지, 중심가, 한양(漢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