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생각해 2023.7.16.해.
생각을 하렴. ‘사고’도 ‘추리’도 ‘사색’도 ‘상상’도 ‘예측’도 ‘숙고’도 하지 마. 그저 ‘생각’을 하렴. 네가 아주 조금만 배웠거나 안다는 마음씨앗을 심지 말고, 언제나 ‘생각’을 하렴. 옳거나 맞는 일(정답·해답·대답)을 찾거나 챙기려는 마음은 사르르 녹이고서, 오롯이 ‘생각’을 하렴. 너를 낳은 어버이가 지은 사랑을 생각하렴. 네가 지으면서 길어올릴 사랑을 생각하렴. ‘미움이 섞인 채 지은 몸뚱이’에 쏠리거나 홀리지 말고, ‘티끌을 녹이면서 환하게 웃는 빛살로 지은 사랑’을 생각하렴. 네가 얼마나 사랑받은 하루이고 오늘인지 까맣게 몰라도 돼. 넌 늘 사랑받기에 네 몸을 이룰 수 있는데, 이 얼개를 몰라도 돼. 다만, 네가 이제부터 ‘사랑을 지을 생각’을 하면 돼. 오늘 여기 있는 네가 바로 ‘사랑’인 줄 바라보고 깨달으면서 생각을 하렴. 둘레에서 누가 떠들면 그들은 ‘떠드는 삶’을 그렸겠지? 그러니 너는 ‘그들이 그린 떠들썩한 삶’이 아닌, ‘네가 스스로 이룰 사랑’을 그리고 생각해서 품고 지어서 펴면 돼. 네 몸은 네가 스스로 그리는 사랑이 있을 적에 빛나면서 살아난단다. 네가 스스로 그리는 미움이나 짜증이나 시끌벅적한 티끌은 바로 네가 스스로 몸을 갉고 깎아서 죽어가려고 하는 넋나간 짓이란다. 생각을 하는 마음으로 오늘 여기에 있기에 눈이 빛나고 몸도 빛나. 생각을 안 하거나 잊는 채 ‘남·둘레(사회)’를 쳐다보기에, 빛을 그들한테 내준단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