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5.19.
《아빠처럼》
프랭크 애시 글·그림/김서정 옮김, 마루벌, 2008.1.26.
밤 한 시부터 하루를 연다. 이모저모 일을 마치고서 이웃마을로 걸어간다. 아침 07시 40분 버스를 타고 읍내로 간다. 옆마을로 걸으며, 또 시골버스로 읍내를 가며, 어느새 개구리·새·풀벌레 노랫가락이 사그라든다. 09시 10분에 부산 가는 버스를 탄다. 버스에서 글을 쓰다 보니 내릴 무렵. 전철로 갈아타고서 수영에서 내린다. 골목을 걷는다. 〈예스24 F1963〉 앞에 이르고서 둘레 풀숲을 보다가 멀리서 내 쪽으로 날아오는 까망이를 본다. 먼지처럼 작다가 깨알만 하다가 파닥이는 날갯짓이 또렷하다. 제비로구나. 부산에 깃든 제비 한 마리는 이마에 날갯바람을 남기고 훅 골목을 가르더니 사라진다. 〈카프카의 밤〉을 들르고서 〈비온후〉에 닿는다. 이야기꽃을 느긋느긋 펴니 어느새 해가 기운다. 《아빠처럼》은 무척 아름다운 그림책이다만, 옛판은 사라졌고, 새판도 얼마 사랑받지 못 했다. “아빠처럼”이라지만, 가만히 보면 “아빠랑 엄마처럼, 또 나처럼, 그리고 하늘과 별빛과 새처럼, 여기에 숲처럼”이라는 여러 숨결이 나란히 흐른다. 아름그림책도 얼마든지 판이 끊어질 수 있으나, 아름책이 눈길을 덜 받거나 못 받는 나라라면, 우리 앞길에 빛이 없이 빚더미가 있는 셈이지 싶다. 우리는 아름책 아닌 어떤 책을 손에 쥐는가?
#JustLikeDaddy #FrankAsch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