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기
호시노 도모유키 지음, 김석희 옮김 / 그물코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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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숲 / 글다듬기 2023.7.25.

다듬읽기 84


《식물기》

 호시노 도모유키

 김석희 옮김

 그물코

 2023.5.30.



《식물기》(호시노 도모유키/김석희 옮김, 그물코, 2023)를 곰곰이 읽었습니다. 책이름을 한글로 ‘식물기’라 적어서 풀꽃나무를 다루는가 하고 살폈더니 ‘植物忌’처럼 한자로 적는군요. 풀꽃이 죽은 날을 다룬다고 여길 수 있고, 풀꽃을 떠나보낸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식물’이라 적을는지 모르고, ‘しょくぶつ’라 말할는지 모릅니다만, 우리말은 ‘풀·풀꽃’이나 ‘풀꽃나무·푸나무’입니다. 우리를 둘러싼 풀을 ‘풀’로 바라볼 때라야, 푸른별이 왜 ‘푸른’별인 줄 알 수 있습니다. ‘풀·풀다’는 말밑이 같고, ‘품·품다’랑 말밑이 잇습니다. ‘푸근하다·푸지다’로 말밑이 맞닿으니, 풀을 풀로 바라보지 못 하는 눈썰미로는 처음부터 풀을 모르거나 등지게 마련입니다. 우리 곁을 품으며 수수하게 흐르는, 수수하기에 숲빛인 숨결을, 쉽게 풀어서 수더분히 말 한 마디에 얹어 봐요.


ㅅㄴㄹ


#植物忌 #星野智幸


수풀 속을 걷기를 좋아합니다

→ 수풀에서 걷기를 좋아합니다

→ 숲에서 걷기를 좋아합니다

7쪽


주택가나 논밭이나 작은 산이 섞여 있는 장소가 좋습니다

→ 마을이나 논밭이나 작은 멧골이 섞인 곳이 좋습니다

→ 골목이나 논밭이나 작은 멧골이 섞인 데가 좋습니다

7쪽


거대한 빌딩이 세워지다 만 넓은 땅

→ 큰집이 서다가 만 넓은 땅

→ 큰집을 세우다 만 넓은 땅

7쪽


유리오의 목소리가 신호였을까

→ 유리오 목소리 때문일까

→ 유리오 목소리를 들어서일까

13쪽


그 모양이 귀여워서 유리오는 온종일 보아도 질리지 않았다

→ 이 모습이 귀여워서 유리오는 내내 보아도 질리지 않았다

→ 이 빛이 귀여워서 유리오는 온하루 보아도 질리지 않았다

25쪽


적당한 간격을 두고 최종적으로 하나만 남겼다

→ 알맞게 틈을 두고 마지막으로 하나만 남겼다

33쪽


눈을 뜨면 그날의 오노나무를 촬영하고

→ 눈을 뜨면 그날 오노나무를 찍고

→ 눈을 뜨면 그날 오노나무를 담고

33쪽


금방 친해졌다

→ 곧 사귀었다

→ 이내 사귀었다

33쪽


내가 빌라로 이사 온 약 이십 년 전

→ 내가 한터집으로 온 스무해쯤 앞서

→ 내가 어울집에 온 스무해 즈음 앞서

56쪽


결국 변생(變生)이나 전생(轉生)해 버릴지도 모르고

→ 끝내 달라지거나 다시 태어날지도 모르고

→ 마침내 바뀌거나 거듭 태어날지도 모르고

66쪽


안이한 위로라고 생각했지만

→ 어설피 달랜다고 생각하지만

→ 엉성히 다독인다 생각했지만

73쪽


내 안대는 어디에 넣었지

→ 내 눈가리개는 어디 넣었지

→ 내 눈천은 어디에 넣었지

76쪽


그런데도 좋은 일 한 사람 대접받는 건 큰 민폐야

→ 그런데도 좋은 일 한 사람으로 올리면 달갑잖아

→ 그런데도 좋은 일 한 사람으로 받들면 고약해

77쪽


달콤한 향기는 너무 진해서 꿀 속에 빠진 듯 숨쉬기가 어려웠다

→ 달콤한 냄새가 매우 짙어서 꿀에 빠진 듯 숨쉬기가 어렵다

140쪽


참배객은 어르신이 많았고 간간이 젊은 커플도 보였지만

→ 절손님은 어르신이 많고 틈틈이 젊은 짝지도 보이지만

→ 어르신이 많이 절하러 오고 젊은이도 제법 보이지만

148쪽


녹색 작은 머리를

→ 작고 푸른 머리를

174쪽


식물의 가격이란 뭘까요

→ 풀값이란 뭘까요

→ 풀꽃값이란 뭘까요

→ 풀에 왜 값을 매길까요

178쪽


대화를 들으면 어떤 체계가 있다는 걸 이해할 수 있습니다

→ 얘기를 들으면 어떤 틀이 있는 줄 알 수 있습니다

→ 수다를 들으먼 어떤 얼거리를 짚을 수 있습니다

209쪽


뜻은 모르더라도 그것이 소통 가능한 언어로 쓰인다는 걸 납득할 수 있습니다

→ 뜻은 모르더라도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말로 쓰는 줄 헤아릴 수 있습니다

→ 뜻은 모르더라도 생각을 나눌 수 있는 말로 쓰는 줄 가늠할 수 있습니다

20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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