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가부장 2022.8.31.물.
너는 ‘죄인(수형수·감옥에 갇힌 사람)’이니? 아니면 ‘너(나)’로서 ‘사람’이니? 너희가 사는 이 별(지구)이 ‘감옥행성’인 줄 알기에 너 스스로 ‘죄인·수형수·갇힌사람’이라 여기니? 너 스스로 ‘갇힌사람’이니까, 너를 풀어줄 때까지 기다리겠니? 아니면 이 별에서 달아나겠니? 아니면 이 별을 바꾸겠니? 네가 이 별이 ‘가둠별’인 줄 안다면, 어떻게 가두는 줄 얼마나 제대로 아니? 넌 가둠별에 길들려는 마음이니, 너부터 깨어나서 털어내려는 마음이니? 멋지거나 훌륭한 사람(지도자)이어야 해? 아니면 늘 너(나)로서 숨쉬면서 ‘다 다른 너(나)’를 느끼고 밝힐 마음이니? 네가 늘 스스로 숨쉬고 손발을 놀리고 물을 마시고 똥오줌을 눈다면, 넌 네 몸을 이끈다는 뜻이지. 네가 네 몸을 이끌듯 네 마음을 이끌 수 있지. 네 마음을 이끌듯 네 하루를 이끌고. 네 하루를 이끌듯 네 생각도 꿈도 이끌겠지. 너희 집에 기둥(가부장)이 있어야 하지 않아. 집안을 이루는 모든 사람이 기둥이지. 혼자이든 한두 사람이 바깥을 나돌든, 저마다 스스로 돌보며 생각하기에 집안이 넉넉하고 즐겁단다. ‘감옥별’이란, 스스로 가둔 줄 잊은 채, 스스로 풀려고 하지 않는 마음이 모여서 짠 거미줄로 뒤덮어서, 나도 너도 좀처럼 못 빠져나오도록 스스로 일군 사슬이야. 촘촘한 거미줄을 거미가 짓지. 그리고 이 거미줄은 거미 스스로 거두어서 새로 짠단다. ‘갇힌별’을 이룬 ‘죽음줄’은 늘 너희가 스스로 짜니까, 늘 너희가 이 얼거리를 깨닫고서 부드러이 찬찬히 풀면 돼.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