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찬국수 2023.7.1.흙.



찬국수(냉면)를 맛있고 즐겁게 먹는 사람이라면, 찬국수를 못 먹을 뿐 아니라 한 가닥조차 안 건드리는 사람이 어떤 몸이고 마음인지 모를 수 있어. 찬국수를 먹든 안 먹든 대수로울 수 없어. 먹을 적에는 ‘먹으면서 즐거우’면 넉넉하고 스스로 빛나. 안 먹을 적에는 ‘안 먹으면서 즐거우’면 넉넉하고 빛나지. ‘먹기’에 ‘좋아’하지 않을 수 있으면 되고, ‘안 먹기’에 ‘싫어’하지 않을 수 있으면 돼. “어떻게 못 먹니?” 하고 묻거나 따질 까닭이 없어. 거꾸로 물어보렴. “어떻게 먹을 수 있니?” ‘잘못’이라 여길 일이 없고, ‘잘’이라 여길 일이 없어. 모든 일은 ‘늘 다르게 흐르는 하루를 읽고 새겨서 받아들이는 길을 새로 열려’는 뜻으로 여기에 있어. ‘한 일’을 보면 되고 ‘한 일이 무엇인지 돌아보기’를 하면 돼. 다만, ‘한 일’을 옳거나 그르다고 가르거나 다그치지 않을 노릇이야. ‘해야 할 일’하고 ‘안 해야 할 일’을 갈라서 다그치거나 따지거나 나무라면, 이 일은 곧 다시 찾아온단다. ‘스스로 그린 하루’를 처음부터 다시 살피고 ‘스스로 오늘 한 말과 일’이 ‘내 마음에 무엇을 남겼는가’를 고스란히 살피고, ‘앞으로 그리려는 삶’이 무엇인지 새롭게 마음에 담을 노릇이야. 어떤 일이건 그대로 받아들인 다음에, 이튿날 누릴 ‘새그림’을 마음에 담으면, ‘바뀌기’가 아니라 ‘새로 나타나는 삶’으로 나아간단다. ‘버릇 고치기·바꾸기’가 아닌, ‘오늘과 새날 그리기’에 마음을 기울이렴.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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