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 / 숲노래 동시
내가 안 쓰는 말 64 질문 2023.5.29.
처음 듣는 말
새로 본 모습
다시 짓는 꿈
스스럼없이 품는다
아침에 한 일
낮에 편 놀이
밤에 맞는 별
스스로 되돌아본다
모르면 몸부터 굳고
알아가면 눈을 뜬다
모르니 가만히 묻고
알아들어 말길 연다
아이라면 노래하고
어른이라 속삭이고
물어보고 이어가고
만나보고 생각하고
ㅅㄴㄹ
예부터 어린이는 어른한테 늘 물었습니다. 길을 묻고 이름을 묻고 말을 물었어요. 옛날부터 어른은 어린이한테 늘 얘기했습니다. 길을 알려주고 이름을 밝히고 말을 얘기했어요. 온누리 풀이름에 꽃이름에 벌레이름에 새이름은 모두 어린이하고 어른 사이에 끝없이 오가는 말이 씨앗이 되어 태어났습니다. 어린이는 스스럼없이 물어보면서 스스로 자랍니다. 어른은 어린이 곁에서 물음거리를 하나하나 들으면서 둘레를 새롭게 바라보고 헤아려서 ‘새말을 새삼스레 새록새록 지어’서 어린이한테 노래로 불러 줍니다. 이렇게 묻고 들려주는 이야기는 ‘수수께끼’로 피어났어요. 한자말 ‘질문(質問)’은 “모르거나 의심나는 점을 물음”을 가리켜요. 말뜻처럼 ‘물음·묻다’로 손보면 됩니다. ‘물어보다’로 손볼 수도 있어요. 높이는 자리에서는 ‘여쭈다·여쭙다’로 손보면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손보기 앞서 곰곰이 생각해 봐요. 물이 흐르듯 부드럽게 터뜨리면서 알고 싶은 마음을 ‘묻다·물어보다’로 나타냅니다. 궁금한 이야기를 들숲이라는 자리에 가만히 묻으면, 어느새 싹이 트고 줄기가 올라서 알아봅니다. 말 한 마디는 언제나 물 한 방울 같습니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