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5.11.


《대피소의 문학》

 김대성 글, 갈무리, 2018.12.31.



선선한 하루이다. 오늘도 집에서 책더미를 치운다. ‘더미·덩이’라는 낱말을 새삼스레 읽는다. 《밑말 꾸러미》도 차곡차곡 마무리를 짓는다. 풀내음을 머금는 하루를 보낸다. 새벽부터 밤까지 휙휙 날아가는 하루를 마치고서, 싱그러이 흐르는 바람을 느끼다가 꿈나라로 간다. 《대피소의 문학》을 읽고서 이만 한 글(비평)이 있으면 우리 글밭이 확 다르리라 여긴다. 우리 글밭은 아직도 수글(한문 기득권)이 거머쥔다. 지난날 수글은 오직 사내들이 중국 한문으로 거머쥐었다면, 오늘날 수글은 ‘사내보다 가시내’가 앞장서서 일본 한자말하고 일본말씨하고 옮김말씨를 뒤섞는 얼거리이다. 조선 오백 해를 가로지르는 사이에 순이가 암글(우리글)을 지키고 돌보았으나, 어쩐지 오늘날에는 ‘암글·우리글’을 곧고 곱게 바라보는 글지기를 찾아보기 어렵다. 겉으로 드러나는 글결만 다듬으면 겉치레로 흐른다. “숲빛으로 사랑을 스스로 지어서 오늘 하루를 즐겁고 아름답게 짓는 살림길을 누리는 삶”을 담는 글일 적에 비로소 “삶을 담는 글”이다. ‘서울바라기’는 삶글로 잇지 않는다. ‘서울바라기’는 ‘바라기(팬덤·군중심리)’에서 맴돈다. 우리가 쓰는 모든 말이 숲에서 태어난 줄 깨달을 적에 누구나 글빛을 살릴 수 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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