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6.28.


《허풍선이 남작》

 에리히 캐스트너 글·발트 트리어 그림/문성원 옮김, 시공주니어, 2005.9.1.



빗줄기는 멈춘다. 구름은 짙다. 다시 비가 오고, 빗줄기가 세차다. 비가 더 와야 하는구나. 더위는 없는 여름이다. 빗줄기가 세차게 마을을 감쌀 적에 옷을 훌러덩 벗는다. 다다다 다다다 큰소리로 퍼붓는 함박비를 온몸으로 맞이하면서 마당에서 춤춘다. 빗방울이 쏟아지면서 빗소리로 가득할 뿐 아니라 온통 하얀 빗빛인 시골에서는 아무도 밖으로 안 나올 뿐 아니라 돌아다니지도 않는다. 호젓하게 비놀이를 누린다. 《허풍선이 남작》을 읽었다. 이 책은 제법 여러 한글판이 있는 듯싶다. 

꽤 재미있구나 싶으면서도 이제는 한참 오래된 이야기라고 느낀다. 허튼말을 일삼는 아저씨가 헛바람이 든 하루를 보내는 듯싶으면서도, 홀가분하고 즐겁게 삶을 누리는 눈빛을 읽어낼 만하다. 우리 아이들하고 나누는 글을 돌아본다. 아이들 곁에서 살며 노래꽃(동시)을 쓰기 앞서도 언제 어디를 가나 쪽종이에 짤막하게 넉줄꽃(사행시)이나 여덟줄꽃(8행시)을 ‘방명록’처럼 써서 모든 이웃하고 책집지기한테 건네었다. 요새는 열여덟줄 노래꽃을 판에 옮겨적는다. 이 노래꽃이 이웃을 만나거나 찾아가는 마음을 담은 글(방명록)이라서, 따로 길손글(방명록)을 쓰는 일은 드물다. 빗물을 만나서 놀 적에 따로 뭘 남기지 않는다. 마음으로 몸으로 만난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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