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숲노래 우리말꽃 2023.6.15.
오늘말. 푸념
여름새는 여름에 깃들 뿐 눌러앉지 않습니다. 겨울새는 겨울에 오갈 뿐 자리를 지키면서 우짖지 않습니다. 아기는 곧잘 목놓아 울기도 하지만, 무럭무럭 자라는 동안 눈물을 조금씩 거두면서 둘레를 가만히 봅니다. 아직 아른거리는 모습이 조금씩 또렷합니다. 아귀힘에 발힘이 늘면서 스스로 느끼고 마주하는 자리가 늘고, 만나는 숨결이 하나하나 새롭습니다. 스스로 보고 느끼고 맞아들이는 대로 이야기합니다. 두런두런 주고받는 말로 생각을 나눠요. 어린이는 어른한테 하소연을 하거나 푸념을 하는 일이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스스로 바꾸려 하고, 앞으로 새롭게 지으려고 꿈꾸거든요. 우리는 모두 아기로 태어나서 어린이로 자랐어요. 몸이 크는 동안 더욱 생각을 반짝이면서 하나씩 바꿀 만하고 차근차근 지을 수 있습니다. 한숨이 터질 만한 일을 마주하기에 함박울음을 쏟을 수 있지만, 꺼이꺼이 흐느끼기보다는 곰곰이 생각을 기울여 새길로 첫발을 디딜 수 있습니다. 마음에 사랑으로 담는 목소리는 하늘빛으로 물들게 마련입니다. 이 땅에 꿈씨앗을 심으면서 가볍게 소리를 쳐서 불러 봐요. 멧새를 부르고, 여우를 부르고, 별빛을 불러요.
ㅅㄴㄹ
깜빡이다·반짝이다·번쩍이다·떠돌다·어리다·추다·춤추다·반들반들·빛나다·아른거리다·어른거리다·어지럽다·오가다·오락가락·왔다갔다 ← 명멸(明滅)
자리지킴·지키다·지켜주다·눌러앉다·이름잡기·이름붙잡기·이름지킴 ← 신분보장
만나다·만나보기·모임·자리·마당·선·선자리·생각나눔·생각을 나누다·이야기·얘기·이야기판·얘기판·이야기터·얘기터 ← 간담(懇談), 간담회
눈물·함박눈물·함박울음·내뱉다·뱉다·부르짖다·느끼다·흐느끼다·꺼이꺼이·매달리다·울다·울며불며·우네부네·울고불고·울부짖다·우짖다·메다·목메다·목놓다·목소리·목청·소리·소리치다·외치다·푸념·하소연·한숨·터지다·터뜨리다 ← 오열(嗚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