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겐 정말 커다란 의자야
차은정 지음 / 후즈갓마이테일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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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3.6.13.

그림책시렁 1240


《너에겐 정말 커다란 의자야》

 차은정

 후즈갓마이테일

 2023.3.28.



  어버이가 아이를 낳아 돌보는 뜻은 오직 하나입니다. 어버이 스스로 여태껏 일군 사랑을 물려주려는 뜻입니다. 어버이 스스로 비록 일구지 못 했으나 아이들이 새롭게 일구기를 바라는 사랑이라는 마음을 품어서 일구기를 바라는 뜻입니다. 어버이 스스로 일구었든 못 일구었든 사랑을 심어 스스로 일구면서 즐겁게 하루를 노래하는 길을 물려주려는 자리가 바로 ‘어버이’입니다. 사랑을 못 받은 채 태어났다고 여기는 분이 있을 테지만, 사랑을 못 받을 수 없습니다. 숨을 쉬는 모든 몸에는 사랑이 흐르니까요. 눈을 뜨려 할 적에 보고 느끼는 사랑이요, 눈을 감으려 할 적에 밀쳐내려 하는 사랑입니다. 《너에겐 정말 커다란 의자야》를 읽었습니다. 사랑은 ‘몸에 깃들’지 않으나, ‘몸에 씨앗처럼 남겨’ 놓습니다. 우리 몸에 어버이가 남기는 사랑은 언제나 ‘하나’입니다. 하나로 오롯한데, 이 오롯한 하나가 새로운 ‘오롯하나’를 만나면 ‘새삼스레 새로운 오롯하나’를 이루면서 ‘다시 새로운 오롯하나’를 일구는 사랑씨앗이 되는 줄 알려주지요. 그러나 사랑은 몸으로만 보려 하면 못 봐요. 몸을 움직이며 삶을 누리는 숨결은 ‘넋’이에요. 몸만 바라보면 사랑을 잊다가 얽매입니다. 숨결·빛·넋을 볼 때에 눈을 뜨며 사랑입니다.


ㅅㄴㄹ


“죽음이란 생채기를 이겨내야” 할 까닭은 없다.

생채기라고 여기니 늘 생채기란 자국이 남는다.

우리가 마시는 바람은

몸으로 들어왔다가 나갈 적에

‘다시 못 쓸 죽은 바람’이 될까?

‘산소·이산화탄소’로 갈라 본들

‘바람을 가를’ 수 있을까?


몸뚱이만 바라볼 적에는 ‘생채기·죽음’에

스스로 가둔다.

마음에 흐르는 숨결과 넋을 바라볼 적에는

‘삶을 이루는 사랑으로 짓는 살림’을

비로소 깨달으면서 훨훨 날아오른다.


아쉬운 그림책.

왜 헤매야 하는가?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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