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4.22.
《어느 아이누 이야기》
오가와 류키치 글·타키자와 타다시 엮음/박상연 옮김, 모시는사람들, 2019.1.25.
서울로 가는 길이다. 새벽바람으로 움직이면서 버스·전철을 갈아타고서 〈악어책방〉에 닿는다. 오늘 잡은 이야기꽃은 다음달부터 하기로 미루었다는데, 미처 못 깨달았다. 그래도 이렇게 서울 강서까지 마실한 김에 〈다시서점〉에 함께 들렀고, 신촌 〈숨어있는 책〉으로 건너가서 책을 잔뜩 살폈다. 저녁에는 커피집 이웃님을 만나서 성미산 밤길을 함께 거닐었다. 서울은 이제 곳곳에서 ‘밤불끄기’를 하는데, 시골은 아직도 ‘밤불켜기’를 하느라 바쁘다. 밤에 밤을 바라보지 못 하면, 낮에 나답게 날갯짓하는 길을 마주할 수 있을까? 《어느 아이누 이야기》를 챙겨서 읽는다. ‘아이누’ 사람으로서 겪은 가싯길을 느끼는데, 적잖은 한겨레가 아이누사람하고 짝을 맺었단다. 우리한테는 ‘일본한겨레(재일조선인)’뿐 아니라 ‘아이누겨레’가 더 있구나. 아기를 낳아 돌보는 대구 이웃님 얘기를 듣다가 ‘앞으로 안기’를 들려주었다. 아기들은 앞을 보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으레 고개를 옆으로 홱홱 돌리느라 목이 떨어질 듯이 머리가 돌아가곤 한다. 어버이가 몇 해쯤 힘을 기울여 ‘앞으로 안기’를 해주면, 아기는 호젓하게 삶을 누릴 만하다. 어버이도 얼결에 팔심을 신나게 기른다. 삶이란, 살림을 지으며 사랑을 배우는 길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