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흥 2023.4.15.흙.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기에, 또는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기울이기에, 너는 꿈씨앗을 이제부터 마음에 ‘심’겠다고 여기면서 움직이지. 네가 보고 그리고 움직이고 겪는 모든 곳에서 꿈을 ‘심다’ 보면, 어느새 네 꿈씨앗에 싹이 트고 뿌리가 내려서 줄기가 오르지. 풀줄기이든 나무줄기이든 물줄기하고 같아. 비가 와서 샘을 이루어야 물줄기가 뻗지. 바람이 불어 바다를 움직이기에 물줄기가 춤추는 ‘물결·물살’을 이룬단다. 물줄기가 흐르듯 풀줄기·나무줄기가 오르는 모습으로 네 꿈이 자랄 적에 네 등줄기를 곧게 펴고 하늘을 똑바로 보며 가슴을 활짝 편단다. 바야흐로 꽃줄기(꽃대)도 오를 텐데, 이처럼 싹·뿌리에 이어 줄기가 자라기에 ‘신(신명·신바람)’이 난단다. 너는 신나서 더더욱 꿈을 싣고 심으며 달릴 테니 어느새 심(힘)이 나고, 기운까지 차오르게 마련이야. 보렴. 넌 기쁘게 꿈을 꾸고, 뛰고, 놀고, 노래하고, 춤추는구나. 흐드러지는 하루를 고이 누리면서 고스란히 피어나지. 흠뻑 빗물에 젖듯 흐뭇하고, 물줄기 흐름을 살피면서, 네 꿈을 차근차근 가다듬는단다. 이렇게 나아가는 길에 너는 무엇을 받아들이겠니? 흐르는 물줄기처럼 흠뻑 적시며 흐드러지는 흐뭇한 웃음꽃으로 가겠니? 흥흥 콧방귀를 흘리면서 흘끔흘끔 기웃거리다가 이리 기우뚱 저리 기우듬 비틀비틀하다가 자빠지거나 쓰러지겠니? 흥건히 적시며 흐르는 빛줄기라면 늘 새롭게 자라면서 기운이 넘친단다. 또 흥! 자꾸 흥! 거푸 흥! 고개를 돌리기에 그만 흘려듣거나 흔들려서 다 흘려버리고 말아.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