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4.6.


《도도가 있었다》

 이자벨 핀/전진만 옮김, 시금치, 2023.3.20.



비가 그친다. 제비가 날갯짓하며 들려주는 노래를 듣는다. 바람소리를 듣는다. 구름이 빠르게 사라지는 소리를 듣는다. 이슬하고 빗물이 섞이는 소리를 듣는다. 이슬을 빨아들이는 풀잎이 들려주는 노래를 듣는다. 빗물로 먼지를 씻어낸 나무가 가볍게 춤추는 노래를 듣는다. 누구나 어디서나 들을 수 있다. 아이들을 ‘학습(영어·문해력 교육)’이란 굴레를 제발 씌우지 말고, 아이들한테 “오늘은 개미가 뭐라고 하니?”라든지 “오늘은 해가 어떤 말을 하니?”라든지 “오늘은 별님이 무슨 노래를 들려주니?” 하고 묻기 바란다. 아이는 누구나 다 들을 줄 아는데, 어버이·어른이 아이들 귀를 틀어막을 뿐이다. 우리 어른도 다 아이로 살아왔으니, 나이를 아무리 먹었어도 마음을 빗물로 씻고서 귀를 열면 이제부터 들을 수 있다. 《도도가 있었다》를 읽었다. 매우 뜻깊은 책이다. 알차다.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을 다룬 대목도 돋보인다. 그런데 몇 가지는 아쉽다. 한글판은 어린이뿐 아니라 푸름이한테도 어렵다. 왜 이렇게 어려운 일본 한자말을 자꾸 쓸까? 순이(여성 과학자) 이야기에 치우치면서 길을 꽤 잃기도 한다. ‘순이돌이(여남)’를 가르지 말고, ‘아름빛’을 밝힌 사람을 다루려는 눈길이라면 참으로 빛나는 책이었을 텐데.


#IsabelPin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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