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피면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07
도고 나리사 지음, 황진희 옮김 / 길벗어린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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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3.5.13.

그림책시렁 1226


《벚꽃이 피면》

 도고 나리사

 황진희 옮김

 길벗어린이

 2021.4.20.



  우리말로 “눈이 사부작사부작 내린다”고 할 적에, 영어나 일본말로 어떻게 옮길 만할까요? “능금을 사각사각 씹어서 먹는다”나 “갈잎이 진 길을 사박사박 밟으며 걷는다”는 영어나 일본말로 어떻게 옮겨야 어울릴까요? 《벚꽃이 피면》을 읽으면서 좀 따분했습니다. 그저 도쿄(서울) 한복판에서 피고 지는 커다란 벚나무 한 그루를 둘러싸고서 ‘서울내기(도시인)가 쳇바퀴로 돌고도는 따분한 하루’를 살짝 꽃빛으로 입혔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에서 일본사람이 쓰고 그린 책이기에 더 찾아보자고 생각했습니다. 일본판은 “さくらがさくと”로 나왔더군요. 아, 그렇구나! ‘さくら’가 ‘さくと’로구나! ‘さくと’를 ‘피면’으로 바꾸니, 처음부터 아예 다른 쪽으로 바라볼밖에 없습니다. 책이름 하나가 얼마나 대수로운데, ‘さくと’를 우리말로 안 옮기고 섣불리 ‘피면’으로 바꾸었을까요? “벚나무가 바작바작”이든 “벚꽃이 바스락”이든, 꽃송이와 꽃잎과 나뭇잎과 바람과 흙내음과 바람결을 가만히 헤아리면서 맞아들이는 동안, 제아무리 도쿄(서울) 한복판이라 하더라도, 사람들 스스로 마음을 바꾸어 숲빛으로 물들일 수 있다는 숨결을 펼 텐데요. 풀꽃나무를 노래하려면 서울 아닌 시골에서 바라볼 일입니다.

 

ㅅㄴㄹ


#NarisaTogo #さくらがさくと #東郷なりさ

#WhentheSakuraBloom


https://www.instagram.com/narisa.togo

https://www.fukuinkan.co.jp/book/?id=6556#modal-content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그리고 ‘Narisa Togo’는
‘토고 나리사’로 옮겨야 맞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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