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숲노래 말넋 2023.5.10.

오늘말. 틈없다


어쩐지 잘 해내는구나 싶어 야무지다고 여깁니다. 어릴 적부터 틈있는 몸짓에 손놀림으로 살았습니다. 틈없거나 짜임새가 단단한 또래를 보면 살짝 부러웠지만, ‘나랑 동무랑 다르지. 내가 못 하는 모습을 바라기보다, 내가 즐기면서 사랑하는 빛을 찾아보자’ 하고 생각했습니다. 사이좋게 어깨동무를 하는 동안 가만히 보면, 제가 좀 서툴거나 엉성하더라도 내치거나 밀치지 않아요. “나도 못 하는 일 많아.” 하면서 “너는 참 알뜰하더라.” 하고 추키면서 뭉쳐요. 어린이한테는 꽤 멀 만하지만, 어린배움터 여섯 해 내내 버스를 안 타고 걸어다녔어요. 길삯을 푼푼이 모았고, 군것질도 안 했습니다. 푸른배움터를 다닐 적에도 한나절을 걷는 길이 아니면 으레 걸었으니 살뜰하다고 여길 만합니다. 벗하는 마음이란, 저마다 무엇을 못 하는지 따지거나 나무라기보다, 저마다 무엇을 사랑하며 노래하느냐를 바라보고 품으면서 다같이 새길을 짓는 눈빛이었다고 느껴요. 한꺼번에 다 해내기도 하지만, 하나씩 다스리면서 얼거리를 짭니다. 거미줄처럼 촘촘히 세우지 못 하더라도, 조금씩 얽고 맺으면서 마련합니다. 다 다르기에 하나로 모여 한빛이 되는구나 싶어요.


ㅅㄴㄹ


모임·무리·떼·같이·함께·다같이·다함께·동무하다·벗하다·어깨동무·하나되다·하나로·하나씩·한꺼번에·한몫에·한떼·한무리·한또래·한몸·한빛·한통·한통속·묶다·뭉치다·모이다·물꼬 터지다·섞다·버무리다·맺다·얽다·이루다·여미다·엮다·짓다·마련하다·만들다·모두·모조리·몽땅·다·송두리째·함살림·나라·-네·서로·서로서로·여러분·결·일집·일터·일판·단단하다·탄탄하다·튼튼하다·사이좋다·살뜰하다·알뜰하다·알차다·야무지다·와글와글·우글우글·물샐틈없다·빈틈없다·틈없다·잘 듣다·다 듣다·서다·세우다·짜임새·짜임새 있다·거미줄·판·틀·얼개·얼거리 ← 조직(組織), 조직적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