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넋 / 숲노래 말빛
곁말 105 두손잡이
왼손잡이를 나쁘게 보는 눈길이 줄었지만 아직 걷히지는 않습니다. 예전에는 왼손잡이를 몹시 나쁘게 여기거나 괴롭히기 일쑤였고, 오른손이 아닌 왼손으로 무엇을 할 적에 때리기까지 했습니다. 어느 날 어머니한테 여쭈었어요. “어머니?” “왜?” “오른손이 다치면 오른손을 못 쓰잖아요?” “그래서?” “오른손을 못 쓰면 왼손을 써야 할 텐데, 이럴 때에도 왼손을 쓰면 안 돼요?” “그땐 써야지.” “그런데 왜 왼손으로 쓰지 말라고 해요?” “…….” 오른손잡이라 하더라도 오른손만 쓰면 힘듭니다. 오른손하고 왼손을 갈마들어야 힘들지 않고 오래도록 일하거나 놀 수 있어요. 그러나 어른들이 하도 뭐라고 나무라고 때리기에 어른들이 안 보는 데에서 왼손쓰기를 했습니다. 오른손도 왼손도 똑같이 내 몸이니, 두 손을 고루 아끼고 다루고 사랑하고 싶었어요. 두 눈이 있어 고르게 바라보듯, 두 다리가 있어 반듯이 걷듯, 두 손을 고르게 움직이면서 ‘두손잡이’로 살아가려고 합니다. 우리 집 아이들하고 깃공치기(배드민턴)를 할 적에 처음에는 왼손으로 합니다. 왼손으로 오래 했으면 오른손으로 바꿔 쥡니다. 오롯이 옹글게 온눈으로 둘레를 보듯 ‘온손’을 쓰고 싶어요. ‘왼·오른’은 말밑으로 보면 뿌리가 같아요.
두손잡이 (두 + 손 + 잡이) : 두 손을 고르게 잘 쓰거나 움직일 수 있는 사람. 왼손하고 오른손을 똑같이 잘 쓰거나 움직일 수 있는 사람. (= 온손잡이. ← 양손잡이兩-)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