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가능 2023.5.1.달.



할 수 있니? 또는, 할 수 없니? 하니? 또는, 안 하니? 네가 첫걸음을 내딛었으면, 너는 ‘한다’는 뜻이고, 하나씩 하는 동안 ‘할 수 있구나’ 하고 느끼지. 네가 첫걸음을 안 내딛었으면, 너는 ‘안 한다’는 뜻이고, 언제까지나 ‘할 수 없다’는 모습으로 하루를 살겠지. 굶기에 죽거나 먹기에 살지 않아. 끼니마다 척척 밥을 먹어 왔는데 왜 늙어서 죽지? 생각해 본 적이 있을까? 왜 밥을 먹어야 살 수 있다고 여길까? 왜 물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줄 제대로 못 느낄까? 왜 숨·바람·하늘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바로 죽는 줄 하나도 안 느낄까? 무엇부터 하면서, 스스로 ‘어떤 숨결’로 있어야 ‘살아갈 수 있는 몸·마음’인지 알아야 하지 않을까? 너희가 사랑이라는 몸·마음을 사람답게 돌보면서 목숨을 이을 적에 첫째로 품고 누릴 길은 무엇이니? 둘째는? 셋째는? 이러한 고리를 하나씩 처음부터 짚어 보겠니? 날마다 이러한 고리를 마음에 새겨서 몸짓에 늘 흐르도록 다스릴 수 있을까? ‘가능’이라는 한자말은 ‘있음(할 수 있음·있을 수 있음)’이야. ‘불·가능’이라면 ‘없음(할 수 없음·없을 수 있음)’이지. 두 가지 길인 ‘가능·불가능’이란 ‘있음·없음’이란다. 그러니 너는 늘 “나한테 무엇이 있을까?”를 살피고 “내가 나로서 있는 바탕은 무엇이 있을까?”를 헤아려 보렴. ‘있을’ 길을 바라보고, ‘있는’ 마음을 읽고, ‘있도록’ 일으킨다면, 너는 꿈을 그릴 적마다 네 곁에 놓을 수 있단다. 네 손바닥에 무엇이 있니? 네 눈망울에 어떤 모습이 들어와서 있니? 네 발이 닿는 곳에 무엇이 있니?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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