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3.29.


《하늘 높이 날기》

 프랭크 애시 글·그림/김서정 옮김, 마루벌, 2007.2.12.



자전거를 달린다. 들길은 바람이 세다. 집에서는 바람이 부는 줄 못 느꼈다. 우리 집을 둘러싼 나무가 바람막이를 해주었구나. 들판은 바람도 세지만 하늘이 뿌옇다. 나무를 밀어댄 곳은 서울이건 시골이건 매캐하다. 이 매캐한 곳에서 입가리개만 한다고 달라질까? 아니다. 쇳덩이를 치우고, 냇물을 마시는 살림으로 바꾸고, 나무를 마당에 심을 수 있는 보금자리로 바꾸고, 어질며 푸른넋으로 거듭나도록 북돋울 글을 스스로 쓰면서 ‘말다운 말로 갈무리한 글’을 새길 줄 알아야지 싶다. 그리고 아이를 사랑으로 낳아 살림빛을 물려주고, 순이돌이가 사랑으로 어깨동무하면서 오늘을 새롭게 밝히는 꿈을 천천히 그려 나가야지 싶다. 《하늘 높이 날기》를 찾아내어 읽었다. 2007년 2월은 충주 무너미마을을 떠나 인천으로 옮기려고 책짐을 한창 싸느라 이 그림책이 나온 줄 몰랐다. 그런데 영어 책이름은 “Moonbears Bargain”이다. ‘흥정’이나 ‘주고받기’로 붙인 이름을 엉뚱하게 바꾸었다. ‘달곰’이랑 새가 서로 한 가지 솜씨를 들려주면서 소꿉놀이를 하는 얼거리인데, 참 뜬금없다. 아름다운 그림책 한 자락에 깃든 상냥하며 따사로운 숨결을 왜 안 읽으려고 할까? 아이사랑도 어른사랑도 입발린 말로는 못 짓고 못 나누게 마련이다.


#Moonbear #MoonbearsBargain #FrankAsch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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