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숲노래 말넋 2023.5.8.

오늘말. 팔회목


너는 너를 가꾸고, 나는 나를 돌봅니다. 우리는 우리를 북돋우고, 서로서로 생각을 키웁니다. 나무를 하든 풀을 베려면 먼저 연장부터 벼립니다. 밥을 지을 적에도 부엌칼을 슥슥 갈아요. 잘 갈지 않은 부엌칼은 잘 썰거나 자르기 어렵습니다. 잘 갈고닦지 않은 몸이며 마음은 잘 다루거나 움직이기 어려워요. 모든 길은 누구나 스스로 걸어갑니다. 남이 내주는 길을 갈 수 있고, 누가 돕는 손길을 반가이 누리기도 해요. 이웃사랑으로 다가오는 손길을 누리듯, 우리도 손회목에 팔회목으로 차근차근 일군 빛살을 이웃한테 건넵니다. 마음을 주고서 마음을 받아요. 노래를 들려주고서 노래를 듣습니다. 이따금 섶쓸개를 헤아리기도 하지만, 쓴맛참기보다는 사랑짓기를 곱씹으려고 해요. 슬픔을 참거나 치우는 길은 아닙니다. 눈물은 언제나 눈물꽃으로 피어나고, 웃음은 늘 웃음꽃으로 터져요. 모두 삶이자 사랑이로구나 하고 느끼는 마음으로 나아가도록 하루하루 돌아봅니다. 부드러이 보듬고, 살살 다독입니다. 사랑인 척하는 눈가림으로는 누구한테도 이바지하지 않아요. 손놀림이나 솜씨로 하는 일이 나쁘지 않습니다만, 모든 열쇠는 노상 사랑빛일 뿐이랍니다.


ㅅㄴㄹ


나를 가꾸다·나를 돌보다·나를 키우다·나를 북돋우다·나가꿈·나돌봄·나키움·가다듬다·갈고닦다·갈다·닦다·벼리다·쌓다·쌓아올리다·돌보다·돌아보다·보듬다·보살피다·다독이다·다스리다·추스르다·갈무리·가꾸다·북돋우다·키우다·섶쓸개·쓴맛참기·쓴맛닦기·길닦기·길내기·길뚫기·길을 닦다·길을 내다·길을 뚫다·길을 파헤치다·스스로가꿈·스스로돌봄·스스로키움·스스로 가꾸다·스스로 돌보다·스스로 키우다·스스로 북돋우다 ← 자기개발, 자기계발, 자기관리


열쇠·손놀림·손회목·팔회목·솜씨·풀잇길·곬·길·실마리·눈속임·눈가림·속임짓·속이다 ← 치트키(cheat key)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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