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 여기 있어요, 동물원 ㅣ 반달 그림책
허정윤 지음, 고정순 그림 / 반달(킨더랜드) / 2019년 5월
평점 :
숲노래 책읽기 / 숲노래 그림책 2023.4.30.
읽었습니다 224
아직 큰고장(도시)에서 살던 무렵, 짐승우리(동물원)에 아이를 데리고 가 보아야 하나 헤아려 본 적이 있습니다만, ‘트인 짐승뜰’을 찾기 어려워 그만두었습니다. 시골로 삶터를 옮긴 뒤로는 굳이 ‘어떤 짐승뜰’도 찾아갈 마음이 없고, 우리 집에서 날마다 온갖 새랑 여러 숲짐승을 만나는 터라, 두 아이 스스로 ‘아무런 짐승뜰’에 갈 마음이 없고, 두 아이는 ‘돈에 눈먼 꼰대(어른 아닌 늙은이)들이 제발 서울(도시)을 떠나고 짐승을 우리에서 숲으로 돌려보내기를 바라는 마음’을 말로 터뜨리곤 합니다. 《우리 여기 있어요, 동물원》은 ‘우리에 갇힌 짐승’을 들려줍니다. 뜻깊게 여민 책이라고 여기지만, 여러 짐승만 ‘우리에 갇힌 몸’이지 않아요. 서울사람(도시인) 누구나 우리에 갇혔습니다. ‘서울우리’에 갇혔어요. ‘힘우리·돈우리·이름우리’에 갇히기도 했습니다. ‘쇠우리(자동라)’랑 ‘종이우리(졸업장)’에까지 갇혔으나 스스로 민낯을 못 보기에 스스로 죽어갈 뿐입니다.
《우리 여기 있어요, 동물원》(허정윤 글, 고정순 그림, 반달, 2019.5.7.)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