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숲노래 말넋 2023.4.21.

오늘말. 돌돌적이


우리가 마시는 물은 늘 흐릅니다. 흐르는 물을 마실거리로 삼기에 우리 몸에 피가 흐르고, 숨이 돌며, 생각이 자랍니다. 모든 샘물은 빗물입니다. 비가 오면서 빗방울이 땅으로 스미고, 이 물줄기는 내를 이루고 가람이 되다가 바다로 만나요. 돌샘도 바위샘도 곰곰이 따지면 바닷물입니다. 바닷물이 아지랑이로 하늘로 날다가 구름을 이루다가 톡톡 떨어지기에 모두를 살려요. 물 한 모금을 마시면서 느긋이 쉽니다. 일도 쉬고 짬도 누리고 틈을 둡니다. 물 두 모금을 마시면서 돌돌적이를 꾸며 봅니다. 동무한테 돌림적이를 건네려 해요. 이웃하고 두루마리로 글월을 주고받을 생각입니다. 우리 먹을물이 되는 바다로 글을 띄워 볼까요? 찰랑찰랑 튕기는 물방울도 바닷일을 하는구나 싶어요. 끝없이 물결치고 춤추는 모든 물방울은 언제나 물질로 온누리를 싱그러이 보듬는구나 싶어요. 옷사람이나 탈사람이라면 물을 안 마실는지 모르나, 숨쉬는 우리는 누구나 물을 마십니다. 쉴참을 마련하면서 바다를 바라보러 다녀와요. 쉴틈을 내어 하늘을 바라보고 바람을 쐬어요. 돌돌돌 돌고도는 물빛은 다 다른 숨빛에 깃들면서 언제나 새롭게 흐드러집니다.


ㅅㄴㄹ


믈·마실물·먹을물·마실거리·샘·샘물 ← 용수(用水)


돌샘·돌샘물·바위샘·바위샘물 ← 석간수(石間水)


낚다·낚시·고기낚기·고기잡이·물일·물질·바다질·바닷일·잡다·거두다 ← 어로(漁撈), 어로기술, 어렵


두루마리·돌림적이·돌돌적이·돌림종이·돌돌종이·고루적이·두루적이 ← 롤링페이퍼


사람꼴·사람탈·꼭두각시·꽃사람·옷사람·옷아이·탈꾼·탈사람 ← 마네킹


놀다·놀이·놀음·놀이하다·쉬다·쉼·쉼꽃·쉴참·쉴틈·쉬는때·말미·짬·겨를·틈·틈새·틈바구니·일을 쉬다·숨쉬다·숨돌리다·바람쐬다 ← 휴가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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