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2023.4.19.

숨은책 628


《女苑 '79年 6月號 別冊附錄 2 全身 요가》

 김재원 엮음

 전병희·장명희 모델

 고명진 사진

 여원문화사

 1979.6.1.



  어릴 적에 제 팔뚝이나 종아리에는 힘살이 얼마 없었습니다. 열다섯 살부터 먼길을 달리기로 오가면서, 새뜸나름이(신문배달부)를 두 다리로 달리면서 하다가, 스무 살부터 제금을 나며 자전거로 새뜸나름이 일을 잇고, 손빨래로 살림을 하는 사이에 여러모로 힘살이 붙고 꾸덕살이 뱄습니다. 늘 책집마실을 하면서 등짐에 손짐으로 책더미를 집까지 날랐습니다. ‘걷기·자전거·빨래·집안일·책집마실·등짐’만으로 저절로 몸놀림(운동)을 넉넉히 했습니다. 누가 “몸이 좋으시네요? 어떤 운동 하나요?” 하고 물으면 “집안일을 하고, 걷고, 자전거를 타고, 책집으로 걸어가서 잔뜩 장만한 책을 등짐으로 집까지 나릅니다.” 하고 대꾸합니다. 《女苑 '79年 6月號 別冊附錄 2 全身 요가》를 펴니, ‘1987년 그날 그 거리’를 찍었다는 ‘보도사진가 고명진’으로 알려진 분이 ‘헤엄옷 닮은 요가옷’을 입은 날씬한 아가씨를 담은 모습이 그득합니다. 꽤 창피합니다. ‘요가’란 무엇일까요? 더욱이 숱한 사람들이 가난과 쇠사슬(독재정치)에 절며 시름시름 앓던 1979년에 ‘여성잡지 별책부록’을 이렇게 선보였다니, 배부른 사람은 늘 배불렀구나 싶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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