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2023.3.26.
오늘말. 티격나다
밑에 놓는 밑돌입니다. 받치는 받침돌입니다. 가장자리에 갓돌을 놓고, 세우니 선돌입니다. 조그마한 조약돌이고, 당찬 듯싶고 알찬 듯싶은 차돌이에요. 자리가 넉넉하면 앉아서 갈 테지만, 자리가 모자라면 서서자리조차 없을 수 있습니다. 앞뒤를 살펴 일을 하기에 차곡차곡 여미고, 여러 길을 헤아리며 일을 하기에 차근차근 추스릅니다. 서두르다가는 생뚱맞은 일을 겪어요. 느긋하게 돌아보는 마음을 잊으니 얼척없는 일이 불거집니다. 한꺼번에 거머쥐려고 턱없이 달려드는 탓에 외려 틀려먹기 일쑤입니다. 참한 살림을 등지는 자리는 착한 삶하고 멀어요. 참다운 손길하고 어긋나는 마음은 아름다운 삶하고 갈라서겠지요. 크고작은 길미만 노린다면 자꾸 티격나다가 엇갈립니다. 돈벌이가 나쁠 까닭은 없되, 살림짓기랑 사랑짓기랑 삶짓기를 등돌린 돈바라기로 흐른다면, 그만 스스로 눈물앓이를 할 만해요. 쓴맛을 보고서야 깨닫는 사람이 있고, 눈물비를 쏟아도 못 깨닫는 사람이 있어요. 어떤 터전을 다스리는 하루인지 짚어 봅니다. 마음에 어떤 꿈을 심으면서 아침을 맞이하는지 곱씹어 봅니다. 뚱딴지가 아닌 꽃단지를 품고 나누는 일터를 그립니다.
ㅅㄴㄹ
서다·선·서서가다·서서자리·선자리·설자리 ← 입석(立席)
선돌 ← 입석(立石)
갓돌 ← 입석(笠石)
곳·길·앞뒤·자리·자위·크고작다·터·터전 ← 번지(番地), 번지수(番地數)
뜬금없다·뚱딴지·앞뒤 안 맞다·잘못·생뚱맞다·애꿎다·엉뚱하다·틀리다·틀려먹다·터무니없다·턱없다·어이없다·어처구니없다·얼척없다 ← 번지수 틀리다
갈라서다·멀어지다·벌어지다·등지다·등돌리다·눈돌리다·다른길·딴길·고개돌리다·얼굴돌리다·헤어지다·틀어지다·따로·티격나다·어긋나다·어그러지다·엇갈리다·눈물·눈물꽃·눈물비·눈물겹다·눈물나다·눈물앓이·눈물바람·눈물사랑·쓰다·쓴사랑 ← 결별, 고별, 영결, 영별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